사본 -현대차그룹 본사 (3)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전경. 제공 | 현대차그룹

[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현대·기아차의 올해 판매량이 목포치에 크게 못미치는 700만대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과 미국 시장의 판매 하락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 극적인 반전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악재는 쌓이고 있다.

◇현대·기아차 판매, 6년 전 수준으로?

현대·기아차는 올해 판매 목표량을 825만대로 내세웠다. 현대·기아차는 ▲ 2009년 464만대 ▲ 2010년 574만대 ▲ 2011년 660만대 ▲ 2012년 713만대 ▲ 2013년 756만대 ▲ 2014년 800만대 ▲ 2015년 801만대를 각각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해 788만대를 기록하면서 연간 판매 800만대 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회사는 올해 판매량을 80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려 지난해의 분위기를 단숨에 일신하려고 했으나 현실은 오히려 최악으로 몰리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현대·기아차의 총 판매량은 462만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현대차는 7.2%, 기아차는 7.8% 판매량이 감소했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재고는 200만대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현대·기아차의 연간 판매 700만대도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8월까지 월 평균 판매량을 12개월로 환산할 경우 694만대 수준에 그친다. 2011년 이후 최저 판매량인 셈이다. 700만대 미만 판매량은 지난해 판매량(788만대)과 비교해 최소 11% 이상, 당초 올해 판매 목표량 대비해서도 15% 이상 감소한 실적이다.

◇해외 시장 부진의 골이 깊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판매 부진은 그간 성장세를 이끌었던 해외시장의 판매 급감 탓이다.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갈등 여파 등으로 심각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시장에서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내 총 265만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올해 판매량은 100만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실적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악재도 겹쳤다. 중국 현지 합작법인(베이징현대)과 부품업체 간 납품대금 지급 지연 문제로 인해 현지 공장 4곳이 가동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생산 차질까지 빚고 있다.

미국시장에서도 판매량이 신통치 못했다. 현대차의 8월 미국 시장 판매량은 5만4310대(제네시스 브랜드 포함)로 지난해 같은 기간(7만5003대)보다 24.6% 줄었다.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지난 5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고 있다. 기아차는 같은 달 5만3323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1.7% 감소했다. 기아차의 올해 1~8월 전체 판매량은 40만546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 가까이 감소했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시장에서 최근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4% 미만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의 합산 점유율 역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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