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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확실한 위기다. 돌파구가 필요하다.
OK저축은행은 V리그 4연패에 빠졌다. 지난달 20일 우리카드전을 시작으로 삼성화재, 우리카드와의 리턴매치, 그리고 1일 새해 첫 경기서 KB손해보험에 패했다. 무엇보다 최근 3경기에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팀 전체 컨디션이 크게 하락했다는 증거로 봐도 무방하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선두권에서 경쟁했으나 이제 5위로 떨어졌다. 봄배구가 불가능한 순위다. 승점 31로 5위 KB손해보험(21점)에 10점 앞서 있는 게 위안거리가 될 수는 없다.
경기 내용 자체가 나쁘다. 고질적인 리시브 불안이 경기력을 흔든다. 최근 2경기에서 OK저축은행의 리시브 효율은 각각 19.7%, 21.67%에 그쳤다. 시즌 평균 37.01%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리시브가 안 되면 세트,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없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이 “리시브가 안 되니 아무 것도 지시할 수가 없다”라며 한숨을 내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에이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의 경기력도 떨어졌다. 요스바니는 이번 시즌 507득점으로 득점 2위에 올라 있다. 20경기서 평균 25.35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3경기에서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22득점, 13득점, 14득점으로 부진했다. 강력했던 서브도 힘을 잃었고, 스파이크의 강도도 눈에 띄게 저하됐다. 에이스가 흔들리면서 OK저축은행은 득점에 애를 먹고 있다. 외국인 선수의 영향력이 큰 V리그 특성상 OK저축은행이 고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송명근의 하락세도 눈에 띈다. 송명근은 이번 시즌 20경기서 101득점에 그치고 있다. 요스바니의 공격점유율이 높다고 해도, 지난 시즌 34경기서 497득점이나 기록했던 선수인 것을 고려하면 기록이 너무 저조하다. 11월30일 KB손해보험전(11득점) 이후 한 번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나마 조재성이 250득점으로 제 몫을 하고 있지만 혼자 공격을 이끌기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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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위기에 빠진 OK저축은행의 탈출구를 훈련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감독은 최근 페이스가 떨어진 요스바니에 대해 “훈련량을 조금 늘려서 체력을 보강해야 할 것 같다. 기술적인 것보다는 공격적으로 자신감을 찾는 게 중요하다. 훈련을 통해 독하게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날 경기 전 김 감독은 “요스바니가 무릎과 어깨가 안 좋아서 훈련에서는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보니 실전에서 잘 되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선수 스스로 훈련에서 100%를 쏟기 위해 훈련에서 무리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발언이었다. 하지만 요스바니는 최근 컨디션이 떨어졌고 동시에 자신감까지 잃은 모습이다. 김 감독은 치열한 훈련으로 요스바니를 회복시키고 싶어 한다.
어떤 식으로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OK저축은행은 6일 현대캐피탈을 상대하고 이어 삼성화재, 대한항공을 만난다. 자칫하면 연패가 길어질 수 있는 힘든 일정이다. 4라운드에 봄배구 희망이 사라질 수 있다. 삼성화재 페이스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추격이 더 늦어지면 또 플레이오프를 구경만 해야 할지도 모른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