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KB손보 황택의, 서브에이스의...기쁨!
의정부 KB손해보험의 황택의가 4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진행된 천안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서브 에이스로 득점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있다. 2019.03.04.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포토] KB손보 펠리페, 블로킹을 피해서~!
의정부 KB손해보험의 펠리페가 4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진행된 천안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강타로 공격하고있다. 2019.03.04.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의정부=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윗팀들 순위 싸움이 진행 중인데 우리가 고려할 사항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어떤 배구를 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4일 경기도 의정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KB손해보험은 일찌감치 봄배구 진출이 좌절됐다. 시즌 도중 외국인 선수가 교체되는 악재 속에서 후반기 반등에 성공했으나 초반의 부진을 만회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KB손해보험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는 갈 길 바쁜 현대캐피탈 발목을 잡았다.

시작은 불안했다. 연속으로 1~2세트를 내주며 패배 위기에 놓였다. 경기 내용은 괜찮았다. 1세트엔 먼저 세트포인트를 잡을 정도로 대등한 경기를 했다. KB손해보험 처지에선 패배가 아쉬운 결과였다. 2세트에 크게 밀리긴 했으나 막판 4점 차까지 추격하며 현대캐피탈을 괴롭혔다.

3세트부터는 반전이었다. 이미 두 세트를 내줬으나 KB손해보험은 포기하지 않았다. 펠리페 알톤 반데로와 김종호, 하현용, 황두연 등이 득점을 분담하며 좋은 경기를 했다. 현대캐피탈이 궁지에 몰린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기세가 대단했다. 결국 3세트를 아슬아슬하게 잡으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포토] KB손보 황택의, 속공 가자~!
의정부 KB손해보험의 황택의가 4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진행된 천안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토스를 올리고있다. 2019.03.04.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이날 경기의 백미는 4세트였다. KB손해보험은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다 23-24로 뒤지며 상대에게 매치포인트를 내줬다. 그러나 KB손해보험의 뒷심은 대단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현대캐피탈과 시소 게임을 벌였다. 듀스에 듀스를 거듭했고, 스코어는 32-32 동점까지 갔다. 좀처럼 승부의 끝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KB손해보험은 끈질기게 따라붙었고, 결국 펠리페의 오픈 공격과 이선규의 블로킹으로 긴 세트의 종지부를 찍었다.

흐름을 탄 KB손해보험은 마지막 5세트에도 경기력을 유지했다. 아슬아슬하게 1점 차로 앞서며 먼저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가져갔다. 후반엔 오히려 차이를 벌려 3점 차로 앞서 나갔다. 결국 황두연의 서브에이스를 끝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KB손해보험은 세트스코어 3-2(27-29 21-25 25-23 34-32 15-10)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KB손해보험은 동기부여 측면에서 보면 현대캐피탈보다 간절함이 떨어졌다. 지금의 순위 싸움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은 있는 힘을 모두 짜내 승리했다. 홈 팬은 열광했고, KB손해보험은 안방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정규리그 우승을 포기하지 않은 현대캐피탈이 지독하다고 여길 만한 경기였다.

이날 경기 결과는 정규리그 우승 판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캐피탈은 승점 1을 추가하는 데 그치며 선두 대한항공 추격에 실패했다. 대한항공이 71점으로 1위에 올라 있는 가운데 현대캐피탈이 69점에 머물고 있다. 대한항공은 두 경기, 현대캐피탈은 한 경기만을 남겨놓고 있어 대한항공이 훨씬 유리하다. 대한항공이 당장 다음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상대로 승점 3을 획득하면 잔여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 경쟁이 마무리된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지난 경기 후 “누가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진심 담긴 농담을 던졌는데 결과적으로 KB손해보험이 대한항공을 도와주는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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