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류중일 감독, 오늘은 완승을!
LG 류중일 감독(오른쪽 둘째)이 3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와 LG의 경기에서 한화에 7-0 승리를 거둔 뒤 선수들과 주먹을 맞대고 있다. 2019. 4. 3. 대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선발 로테이션 조정이 가능해졌다. 계획보다 이른 시점에서 시즌을 시작한 선발투수가 4일 휴식 후 등판을 피했고 스타일이 비슷한 두 외국인투수 사이에도 공간이 생겼다. 지난 9일 잠실구장에 내린 비를 슬기롭게 활용한다면 보다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운용할 수 있다.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는 LG 류중일 감독과 최일언 투수코치다.

여러모로 꺼림직했던 상황에서 벗어났다. 고심했던 차우찬의 주 2회 등판 문제가 시원하게 풀렸다. 지난주까지 류 감독은 예정일보다 일찍 시동을 건 차우찬의 화요일과 일요일 주 2회 등판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차우찬이 계획보다 일찍 시즌을 시작한 만큼 주 2회 등판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당초 잡아놓은 차우찬의 올시즌 시작 시점은 지난 2일에서 4일까지 대전 주중 3연전 중 하루였다. 하지만 차우찬은 지난달 28일에 2019시즌 스타트를 끊었다. 김대현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개막 로테이션을 조정했고 차우찬은 투구수를 제한한 상태로 두 차례 선발 등판했다. 구속은 다소 떨어졌지만 지난해보다 안정된 메커닉과 제구력으로 2경기서 10이닝을 소화하며 1점만 허용했다.

만일 지난 9일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차우찬은 9일 잠실 삼성전과 14일 잠실 두산전을 책임졌을지도 모른다. 류 감독은 2군 투수들을 꾸준히 살피며 대체자를 찾으면서도 차우찬의 주 2회 등판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런데 9일 전국에 비가 내리며 차우찬의 등판 일정도 조정됐다. 류 감독은 10일 잠실 삼성전 선발투수로 차우찬이 아닌 타일러 윌슨을 예고했다. 자연스레 다음 주 2회 등판 주자도 윌슨이 됐다. 건강한 에이스가 가장 많은 경기와 이닝을 책임지는 정석적인 마운드 운용이 가능해졌다.

그런데 이대로 모든 고민이 끝난 것은 아니다. 류 감독과 최 코치는 11일 선발투수를 로테이션 그대로 케이시 켈리로 유지할지, 아니면 윌슨과 켈리가 비슷한 스타일은 것을 고려해 둘 사이에 투수 한 명을 끼워넣을지 결정해야 한다. 류 감독은 스프링캠프 막바지 윌슨과 켈리를 1, 2선발로 두고 시즌을 맞이하나는 질문에 “일단은 그렇게 갈 것 같다. 둘이 유형이 비슷하기는 하다. 그래도 건강히 시즌을 잘 준비했고 우리 선발진에서 많은 경기,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고 답하면서도 “물론 시즌을 치르다가 조정할 수 있는 시점이 오면 고민을 할 것”이라고 윌슨과 켈리를 떼어놓는 것도 고려함을 밝혔다.

11일 선발투수로 차우찬을 넣는다면 LG는 12일부터 14일까지 두산과 3연전에 켈리를 투입할 수 있다. 윌슨~차우찬~켈리~임찬규~배재준으로 선발진 순서가 조정된다. 앞으로 우천순연이 없다는 가정 하에 차우찬은 이전 계획과 달리 2경기를 더 치르고 주 2회 등판에 나선다. 선발진의 조합은 물론 각 선발투수의 컨디션 조절도 상당히 용이해진다.

LG는 지난 9일까지 팀 방어율 2.24로 이 부문 1위, 선발진 방어율 2.88로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그린 청사진 대로 윌슨, 켈리, 차우찬이 선발진을 이끌었고 임찬규와 배재준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겨우 시작점을 지나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치를 130경기서도 마운드가 흔들리지 않아야 목표로 삼은 포스트시즌의 문이 열린다. 지난 9일 우천취소처럼 이따금씩 찾아오는 행운을 완벽하게 활용해야 성공적인 144경기 마라톤 완주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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