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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블랙타운에서 진행된 LG 스프링 캠프 모습 | LG 트윈스 제공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LG가 투 트랙 전략을 통해 신속하게 한국으로 돌아왔다. 캠프 연장도 고려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 관계도 고려하며 조기 귀국 시나리오도 머릿속에 넣어뒀다. 꾸준히 항공편을 확인했고 지난 6일 일본의 한국인 입국제한 조치가 발표되자 곧바로 다음날인 7일 비행기 티켓을 확보하며 귀국했다.

LG 차명석 단장은 8일 급박하게 결정된 일본 오키나와 캠프 종료를 두고 “직원들에게 혹시 모르니까 항공사에 꾸준히 문의해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라고 했다. 일본 현지에서 6일에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격리 조치한다는 발표가 나왔는데 미리 대비하면서 표를 확보할 수 있었다. 캠프 연장과 조기 귀국, 투 트랙으로 준비해둔 효과다. 우리 프런트 직원들이 잘 움직였다”고 밝혔다.

최악의 경우 오키나와에서 발이 묶일 수도 있었다. 지난 6일 일본의 한국인 입국 제한 정책에 따라 한·일 항공편은 나리타와 간사이 공항으로 한정됐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도 일본 운행을 전면취소했다. 다른 국가를 경유해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으나 야구단 규모를 고려하면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차 단장은 “다행히 선수단 전원 티켓 68장을 확보했다. 돌아오는 비행기가 꽉 찼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당초 LG의 오키나와 캠프 귀국일은 오는 11일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귀국 일정이 4일 당겨진 가운데 시즌 준비 계획도 수정됐다. LG는 오는 9일부터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1·2군 통합 캠프를 진행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14일까지 28일로 예정된 개막전 연기 여부를 발표한다. 28일 개막전이 취소될 경우 개막일은 4월 4일로 일주일 연기된다. KBO는 매주 실행위원회(10구단 단장 회의) 혹은 이사회(1구단 대표이사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개막전 연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LG는 이천에서 훈련하며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새 시즌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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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로베르토 라모스가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이병규 타격코치와 타격 훈련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LG 트윈스 제공

그런데 모든 선수가 이천에서 훈련하는 것은 아니다.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 로베르토 라모스 외국인선수 셋은 고국으로 향했다. 차 단장은 “외국인 선수들이 ‘가족이 걱정을 많이 한다. 앞으로 가족들과 오랫동안 떨어질 수도 있다’며 고향에 갔다가 개막일이 확정되면 한국으로 오겠다고 약속했다. 셋 다 착실한 선수들이다. 개막일이 결정되면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멕시코로 돌아간 라모스에 대한 질문에 “윌슨이 라모스 컨트롤을 정말 잘하고 있다. 개막 2주 내에 돌아오라고 한 만큼 라모스까지 셋 다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외국인 선수들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윌슨, 켈리, 라모스는 고국에서 훈련을 이어간다. 각 파트 코치들이 이들에게 훈련 프로그램을 건넸고 미국에 상주하고 있는 LG 구단 직원이 수시로 이들과 통화한다. 실행위원회 혹은 이사회에서 개막일이 최종 결정되면 이들도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계획이다. 늦어도 개막 열흘 전에는 팀에 합류해 다시 동료들과 함께 새 시즌을 준비할 전망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