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잠실구장.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프로야구의 3대 요소는 구단, 선수, 관중이다. 이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KBO리그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요소는 모두 사람으로 구성된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람을 통해 전염된다는 사실이다. 시설이나 설비, 시스템이 아닌 타깃은 오로지 사람 뿐이다. 코로나19는구단, 선수, 관중을 공격할 수 있고 하나만 무너뜨려도 리그는 즉각 멈추게 된다.

만약 급격한 경기 침체나 내전, 타국의 공격으로 국내야구가 일시적으로 멈춘 상황이라면 어떻게 될까. 당장은 힘들어도 가능한 빨리 그라운드에서 ‘플레이볼’을 외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 야구인들이 합심한다면 한 겨울에도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야구와 같은 프로스포츠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는데 존재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KBO리그를 비롯한 전세계 프로 스포츠가 눈에 보이지 않는 코로나19에 공격받고 있다. 국내 감염상황은 조금씩 하향추세를 그리고 있지만, 유렵과 북미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또한 계절이 반대인 호주와 아프리카 등 남반구로 전염이 확산되면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

위기 상황이지만 KBO는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개막일정을 매주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그것은 KBO 본연의 역할이기도 하다. 일단 개막의 마지노선은 4월 중순이다. 도쿄올림픽 연기 가능성 등 변수는 있지만,144경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최후 저지선이다. 물리적으로 4월 중순 개막마저 연기되면 리그 일정 축소를 논의할 수밖에 없다.

개막이 계속 연기되면 각 구단의 계획도 전면 수정해야 한다. 선수와 올시즌 계약 및 옵션, 올해 성적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내년 연봉협상, 연간 단위의 광고계약, 구장 임대 등 줄줄이 터져나오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야구 산업 전반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생계도 위태롭다.

KBO는 예측 가능한 모든 상황을 열어놓고 해결책을 찾고 있다. 결정의 기준은 일정 소화가 아닌 안전이다. 야구 개막은 학교 개학과 더불어 사회적 거리두기의 상징과 같다. 현실은 답답하지만, 시즌이 통째로 날아가는 최악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안전지향의 보수적 선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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