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기성용 영입 (1)
11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기성용. 제공 | FC서울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진짜 상암의 왕’ 기성용(31·서울)이 돌아왔다.

서울은 21일 공식 발표를 통해 기성용의 영입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09년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떠났던 기성용은 11년 만에 친정팀 유니폼을 입었다. 그의 복귀로 12라운드 현재 K리그 10위인 서울은 큰 힘이 얻을 전망이다. 서울은 올 시즌 K리그 최다 실점(26골)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수비에 무게 중심을 두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서울의 특성상 뒷문이 불안하니 공격도 풀리지 않았다. 최근 들어서야 공격진의 발끝이 조금씩 날카로워지고 있지만 수비라인이 재차 흔들리고 있다. 지난 18일 포항전에서 수비의 핵심 오스마르와 윤영선이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최악의 상황에서 기성용의 영입은 메마른 땅에 단비와 같다. 기성용은 국가대표에서 은퇴했지만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지닌 미드필더로 평가되고 있다. 그의 합류로 서울의 불안함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어린 선수가 많은 서울은 부진의 늪에 빠져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공격에서나, 수비에서나 든든한 조력자가 될 기성용의 합류로 기존 자원의 자신감도 올라가 경기력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FC서울 기성용 영입 (2)
‘진짜 상암의 왕’ 기성용이 돌아왔다. 제공 | FC서울

서울이 기성용에게 실질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건 수비진의 안정과 공격 루트 다변화다. 공을 다루는 기술이 좋은 기성용은 웬만해선 쉽게 공을 뺏기지 않는다. 그는 안정적인 볼 소유권을 바탕으로 패스 성공률이 높이는 스타일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90% 이상의 패스 성공률을 유지했을 정도로 흔들리는 서울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특히 기성용의 장점 중 최대 무기로 꼽을 수 있는 게 넓은 시야와 킥 실력이다. 어린 시절부터 정확한 킥으로 후방에서 최전방으로 한 번에 공을 연결하는 등 상대 허를 찌르는 공격을 시도했다. 현재 서울에 박주영, 조영욱, 윤주태, 알리바예프 등이 만들어내는 공간으로 기성용은 충분히 공을 보낼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울의 공격 다변화도 기대된다. 더구나 기성용은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직접 공격 가담하는 등 경기를 읽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서울의 반전에 큰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기성용은 지난 3월 7일 마요르카(스페인) 데뷔전에서 8분가량 뛴 게 최근 출전의 전부다. 실전 감각이 걱정되는 상황이지만 그는 신체적으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지난달 25일 귀국 뒤 2주간 자가격리가 해제된 기성용은 최근 차의과대학교 홍정기 교수와 함께 몸상태를 끌어올렸다.

몸을 완벽하게 준비한 기성용은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도 강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홍 교수는 “(기성용이) 5~6경기 정도 뛰면 충분히 경기 감각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시쳇말로 ‘찐 상암의 왕’이 친정팀으로 돌아온 만큼 서울도 잔여 시즌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ur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