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FC서울 기성용,
FC서울 기성용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K리그1 19라운드 부산과의 경기에서 공을 몰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기성용(31)이 연착륙해야 서울의 파이널A(상위리그)행도 가능하다.

올여름 11년 만에 K리그에 돌아온 기성용의 이른 적응은 서울 하반기 반전의 가장 큰 열쇠다. 빅리그와 국가대표 경험이 풍부한 기성용은 정상 기량을 회복하면 무너진 수비진의 중심 구실을 하고 2선의 다변화를 끌어낼 적임자다. 또 단순히 경기력을 떠나 팀 결속력을 이끌 구세주로도 꼽힌다. 상반기 팀이 하위권으로 밀려나고 최용수 감독이 경질되는 등 어수선한 시간을 보낼 때 박주영, 고요한 등 기존 베테랑이 큰 짐을 짊어졌다. 국가대표에서 주장 완장을 달고 한때 이들과 동고동락한 기성용이 짐을 나눠지며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서울은 김호영 감독 대행 체제 이후 3승2무1패의 성적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기동력이 좋고 패기 넘치는 어린 선수들을 내세운 그는 하위권까지 처졌던 팀 순위도 파이널A행을 두고 경쟁하는 중위권으로 끌어올렸다. 주전급 베테랑이 체력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선택한 차선책으로 얻은 결과다. 그러나 파이널 라운드까지 3경기 남겨둔 가운데 베테랑 활약이 더해져야 팀의 안정감이 생긴다. 김 대행은 “젊은 선수들이 기동력은 좋지만 세밀함은 떨어진다. 볼을 소유하고 공격을 만드는 과정에서 선참들이 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성용, 박주영, 고요한 등 주요 베테랑이 중심을 잡고 신예들과 조화를 이뤄야 어렵게 잡은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다. 기성용의 K리그 연착륙은 큰 의미에서 베테랑의 기량 회복으로 바라볼 수 있다. 기성용은 5일 부산전을 통해 2경기 연속 교체 출전했다. 조금씩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예전 기량을 보여줬다. 기성용은 후반 33분께 역습 과정에서 주세종의 패스를 받아 중거리 슛을 날리는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부산전은 기성용을 비롯한 고요한, 박주영 등이 투입돼 반등을 이룬 자원들과 조화를 이뤄 무승부를 얻었다. 전반 24분 터진 상대 수비수 도스톤백의 자책골을 유도한 박주영의 활약도 주목할 포인트다. 김 대행 체제 이후 휴식하는 경기가 많았던 박주영은 초반부터 위협적인 모습으로 팀에 녹아들었다.

신구 자원이 조화로워야 서울은 경험과 패기를 갖춘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스포트라이트가 기성용에 맞춰져 당사자는 부담스러워한다. 기성용은 “팀보다 내게 포커스가 맞춰져서 조심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큰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앞으로 3경기에서 기성용을 비롯한 베테랑이 팀에 어느 정도 녹아드느냐에 따라 서울의 파이널A행도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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