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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리그는 달라도 시장은 같다. 메이저리그(ML)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2일(한국시간)부터 열림에 따라 KBO리그 외국인선수 시장도 분주히 움직인다 . 이미 SK가 외국인투수 2명과 계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다른 팀들도 리스트에 올려둔 선수들의 상태를 면밀히 체크 중이다. 이제 막 포스트시즌 시작점을 찍었지만 스토브리그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외국인선수 시장에 선수는 많다. 문제는 선수의 상태다. ML 정규시즌이 초유의 60경기 체제로 진행됐고 마이너리그가 문을 닫으면서 제대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한 선수가 부지기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전역을 휘감았고 훈련 시설도 일제히 문을 닫았다. ML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은 그래도 실전을 치렀지만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은 마이너리그 팀 청백전이나 평가전 식으로 가까스로 그라운드에 섰다. 거의 일 년을 쉰 선수들의 컨디션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올해는 윈터미팅도 열리지 않는다. ML 사무국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다수의 인원이 모이는 윈터미팅을 취소했다. 주요 의제는 ML 사무국과 구단 임원들의 화상회의로 결정할 계획이다. 그동안 KBO리그 구단들은 윈터미팅을 통해 시장 흐름을 파악해왔다. 윈터미팅에서 에이전트와 만나 일찌감치 영입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실시간으로 요동치는 시장을 먼 곳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KBO리그 구단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담당자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가 전부다. SK 또한 아티 르위키가 올해 마이너리그 훈련 시설에서 꾸준히 등판한 점을 높게 평가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선수 영입에 정답은 없다. 화려한 커리어 혹은 몸값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영입 타이밍도 맞아야 한다. SK는 지난해 11월 리카르도 핀토를 영입하기에 앞서 두산 크리스 플렉센 영입도 고려했다. 그러니 핀토와 계약할 당시 플렉센은 소속팀 뉴욕 메츠 40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었다. 지난해 12월 12일 메츠에서 방출됐고 조쉬 린드블럼의 대체자를 찾던 두산이 플렉센과 계약했다. 두산은 플렉센의 ML와 마이너리그 투구 영상을 살펴본 후 KBO리그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올해는 자료조차 빈약하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최근 경기 영상이 미비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2019년 모습을 바탕으로 영입을 결정짓기에는 위험부담이 따른다. 투수의 경우 비시즌을 건성으로 보내면 컨디션이 바닥을 찍는다. 닉 킹엄처럼 막상 유니폼을 입혀보니 구위가 떨어지고 시즌 개막을 앞두고 몸상태에 이상이 발견되는 일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어려운 외국인선수 시장이 열렸다. 전력의 반을 차지하는 외국인선수 영입 성패는 전적으로 구단 역량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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