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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서른살을 앞두고 이유진의 연기 욕심은 더욱 커졌다.
JTBC ‘청춘시대2’, ‘멜로가 체질’ 등에서 청춘의 표상을 연기해온 이유진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통해 또 한 번 청춘의 얼굴로 시청자 앞에 섰다. 종영 후 만난 이유진은 모든 질문 한 마디, 한 마디에 차분하고 진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보였다. 질문과 답변 사이 약간의 간극에서 그의 신중함이 묻어났다.
이유진에게 청춘이란 무엇이냐는 말에 한참을 고민하던 이유진은 “이런 질문에 아직도 생각을 많이 갖게 되는걸 보면 아직 제가 청춘 한가운데 있나 보다. 이제 30대에 들어서지만, 여전히 제 청춘은 이어지겠구나 싶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이유진은 어떤 30대를 그리고 있을까. 그는 “그동안 따뜻한 색깔의 역할을 많이 했는데 상반되는 역할을 시작할 수 있을 거 같고 저도 많이 준비하고 있다. 기대되는 부분이다”라며 눈을 반짝였다. 연기 변신을 갈망한다기보단, 새로운 기회가 기다려진다는 그다. “아직 기회가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고 조급하게 생각하진 않는다. 천천히 최대한 많은 모습을 차근차근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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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스물아홉 경계에 선 클래식 음악 학도들의 아슬아슬 흔들리는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 극 중 이유진은 채송아(박은빈 분)의 친구이자 오랜 짝사랑 상대 윤동윤 역을 맡았다. 그는 명문대 음대를 졸업한 수재였지만, 현실적인 고민 끝에 작은 공방에서 현악기 제작자·수리가의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이유진은 극중 꿈과 사랑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청춘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공감을 안겼다. 청춘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는 설익은 감정과 서툰 표현들을 이유진은 윤동윤이란 인물을 통해 세심하게 담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유진 역시 동윤과 같은 스물아홉 청춘이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갔고 연기하며 위안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동갑이다 보니 그때쯤이 하는 생각이나 고민들이 비슷한 부분도 많았다. 하는 일은 다르지만 꿈을 시도하고 시행착오 겪는 과정이 비슷했다”며 “시청자 입장에서 입장에서 등장인물들을 응원하게 되더라. 포기하는 것이 끝이 아니고, 실패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얻었다”고 이야기했다.
‘청춘시대2’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나는 박은빈에게선 동갑이지만 연기자 선배로서 좋은 자극을 받았다. 드라마에서 안타깝게 엇갈린 송아와 동윤의 러브라인을 보고 이유진은 “확실히 ‘사랑은 타이밍이지’라는 생각을 했다. 두 사람 다 그 순간만 놓고 보면 안타깝고 슬프다”며 “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말들이 있는 거 같다. 그때가 지나가기 전에 해야 할 말들은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동윤의 다정다감한 부분은 닮고 싶다는 이유진은 “꼭 연인관계가 아니더라도, 가족에게 무뚝뚝한 편이라 더 표현하고 싶은데 쑥스럽고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생각도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는 “어릴적부터 결혼에 대한 생각은 꾸준히 해온 거 같다. 앞으로도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그러려면 다양한 소양들을 쌓아가야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물질적으로 성공한 남자가 아니라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는 그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생활이 힘든데 가족 안에서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미래의 모습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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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에겐 색다른 이력이 있다.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연해 자작곡을 선보이며 음악적인 역량도 드러냈다. 연기를 하면서도 꾸준히 음악작업은 계속해오고 있다는 이유진은 “개인적으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회사와 함께 상의해 나가면서 좋은 시기와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거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유진에게 올해는 여러모로 의미가 남다르다. 올해 초 지금의 소속사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고, 20대를 마무리하고 30대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각오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새로운 타이밍에 환경도 바뀌니 모든 변화들이 프레쉬 하게 느껴진다. 궁금증도 많아지고 기대가 커지는 거 같다. 이제 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일만 남았다. 그 과정이 재밌고 시너지가 나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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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