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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오버페이는 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5일 2021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선수 2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올해 처음으로 도입되는 등급제에 따라 25명의 선수는 A등급 8명, B등급 13명, C등급 4명으로 나뉘어졌다. 각 선수들은 이틀 동안 권리 행사 여부를 고민했고, KBO는 28일 최종적으로 권리 행사를 신청한 16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16명의 FA 선수들은 29일부터 원소속팀 포함 1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두산에서 대어급 FA 선수들이 쏟아지는 만큼 올해 FA 시장은 어느때보다 활발한 움직임이 형성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허경민, 최주환 등 대어로 분류된 선수들은 복수 구단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각 구단 간 눈치싸움이 본격 전개된만큼 원하는 FA 선수 영입을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영입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경쟁은 피할 수 없지만 영입 과정에 있어 모든 구단의 기조는 한결같다. ‘오버페이’를 철저히 경계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구단이 100억 이상의 막대한 손실을 봤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고, 모그룹의 지원 규모 역시 예전만 못하다. 전력 강화를 위해 외부 영입이 필요하고, 경쟁이 붙으면 몸값이 올라가긴 하겠지만 예년 같이 100억 원이 훌쩍 넘는 대형 계약은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게 야구계의 중론이다.
오버페이를 자제하는 흐름 속 최대어로 분류된 선수의 계약 총액에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다. 특히 처음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선수의 총액이 중요하다. 비슷한 등급 혹은 유형인 선수들의 계약 규모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선수들도 구단과 협상 시 최초 계약 선수의 계약 규모를 기준으로 조건을 내밀 가능성이 크다. 허경민, 최주환, 오재일 등 FA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선수 중 첫 계약 선수가 어떤 규모의 계약을 맺는지에 따라 나머지 선수들의 협상도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준척급 선수들의 계약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년보다 계약 규모는 줄겠지만 결국 이번 FA 전쟁도 ‘돈 싸움’으로 귀결된다. 각 구단이 어느 정도의 금액을 최대치로 설정해놨는지가 관건이다. 오버페이의 기준이 각 구단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예상보다 높은 총액으로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과연 코로나 정국 속 대어급 FA 선수의 몸값은 어느 선에서 책정될 것인가. 10개 구단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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