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 기자] 키움 홍원기 감독은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걱정은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했다. 시즌 초반에 부진해도 시즌을 마친 시점에서는 정상급의 기록을 남기곤 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ML) 사무국은 지난 4일(한국시간) 양대 리그 4월 신인을 발표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 볼티모어의 콜튼 카우저, 컵스의 이마나가 쇼타가 선정됐다.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한화 약 1537억원)의 계약을 맺은 이정후의 이름은 없었다.

대형 계약을 맺은 만큼 이정후는 시즌 전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혔다. 빅리그 첫 20경기까지는 그랬다. 타율 0.289 2홈런 OPS 0.727로 루키로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6일까지 타율 0.244 OPS 0.612. 최근 10경기에서 멀티 히트는 없다. 이에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샌프란시스코 부진 원인이 이정후에게 있다고 봤다. MLB.com은 “이정후는 팀이 찾던 도화선이 될 수 있었지만, 지금까지 낮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KBO리그 모습을 돌아보면 그렇다. 처음으로 타격왕을 차지한 2021년 이정후는 4월 타율 0.269에 그쳤다. 그러나 시즌을 마친 시점에서 이정후의 타율은 0.360이었다.

지난해에도 그랬다. 4월 타율 0.218로 이례적인 부진을 겪었다.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는 못했지만 2023시즌 타율은 0.318. KBO리그 7년 내내 3할 타율을 유지했다.

다행히 수비와 주루는 죽지 않았다. 이정후는 중견수 자리에 꾸준히 호수비를 펼친다. 도루가 많지는 않지만 상황에 맞는 주루 플레이로 득점을 창출한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이 주목하는 부분도 여기에 있다. 낯선 빅리그에서 기본기를 잃지 않는다.

아직은 적응기다. 생소한 투수와 환경 차이가 큰 원정 경기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적응기를 마치면 반등할 수 있다. KBO리그에서 그랬던 것처럼 시즌 초반과 시즌을 마친 시점에서 180도 다른 기록을 남길 수 있다. willow6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