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 기자] 프로야구가 커피라면 ‘최강야구’는 T.O.P다.

프로야구가 개막하면 야구팬들은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직관하거나 중계를 보며 응원한다. 야근이라도 할라치면 밥숟가락을 뜨면서도 휴대폰을 국그릇 옆에 놓고 중계를 곁눈질한다.

JTBC ‘최강야구’는 프로야구가 쉬는 월요일 밤에 방송돼 야구 금단 증세를 치유해주는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최강야구’는 프로야구가 주는 매력과는 아주 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면서 특별한 스포츠 예능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JTBC ‘최강야구’ 78회에서는 ‘뉴 몬스터’에 합류하기 위해 참가한 101명의 트라이아웃이 공개돼 ‘2024’ 시즌3을 기대하는 팬들의 마음을 두근두근하게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투수, 포수, 유격수, 3루수, 외야수 등 현재 부족한 포지션을 선발하기 위해 18시간 펼쳐진 트라이아웃에 각양각색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참가했다.

투수 선발에는 선성권의 야구 선생님으로 알려진 정해천을 비롯해 지난해에 이어 재도전한 한선태 등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더스틴 니퍼트가 참가해 144㎞/h의 공을 던져 트라이아웃 중 최고 구속을 기록, 좌중을 놀라게 했다.

포수 선발에는 전 자이언츠 선수 출신 나원탁, 대학리그 전체 타율 2위 기록을 보유한 중앙대 고대한 등이 도전했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을 뚫고 기존 몬스터즈의 전력을 보완해줄 ‘최강 몬스터즈’에 누가 최종 선발될지 관심이 뜨겁다. 완성된 ‘최강 몬스터즈’ 라인업은 오는 29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되는 ‘최강야구’ 79회에서 공개된다. 2024 시즌에 대한 기대치도 최고조에 올랐다.

우리는 왜 이토록 ‘최강야구’에 열광하는가?

‘야구는 인생’이라서? ‘최강야구’에 등장하는 선수들의 면면은 인생이라는 단어만으로 담아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최강야구’의 탄생을 회고해보자. 시즌1에 이승엽 감독으로 출발해 박용택, 송승준, 이택근, 정성훈, 장원삼 등 은퇴 선수들이 다시 모여 야구를 한다고 발표했다. 한때 잘나갔던 선수들이 모여 “라떼는”을 읊조리는 그저 그런 예능이지 않겠냐는 선입견은 말 그대로 선입견이었다.

김성근 감독의 취임 이후 시즌2부터는 예능을 뛰어넘는 감동 드라마가 연출됐다. 신재영, 이대호, 오주원 등 걸출한 스타들이 참여해 예능을 뛰어넘은 감동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김성근 감독의 지도는 혹독했고, 선수들의 연습은 치열했다. 아마추어팀을 상대로 대충 하는 야구가 아니었다. 몸을 사리지 않고 미친 듯이 뛰고 달리며 조금씩 조금씩 성장했다. 시즌2에서 승률 7할을 달성했을 때 눈시울이 붉어진 것은 ‘최강야구’가 멈추지 않게 되었다는 안도감 때문이다.

무언가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 이토록 큰 기쁨이라는 것은 ‘최강야구’를 보기 전에는 잘 몰랐던 감정이었다. 인생의 전성기가 지나갔어도, 언제든 도전하고 노력하고 성장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최강야구’다. 그들이 있기에 ‘최강야구’는 소파에 누워서 볼 수는 없는 예능이다. 최소한 소파에 허리를 곧추세우고 앉아 텔레파시가 화면을 뚫고 들어가 전달되도록 있는 힘껏 응원하는 것이다.

‘함께’의 중요성도 배우게 된다. 나 혼자만 잘나서 이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각 포지션이 모두 한 마음으로 협동해야 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길이 없는 것 같을 때, 그래도 희망을 찾고 싶을 때 우리는 ‘최강야구’를 본다.

eggrol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