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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5년전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2등을 차지하며 꽃길만 걷자던 소녀는 이제 배우로서 꽃길도 만개하고 있다.

김세정은 걸그룹 아이오아이와 구구단 그리고 솔로가수 활동을 병행하며 KBS2 드라마 ‘학교 2017’과 ‘너의 노래를 들려줘’를 통해 주연배우로 도약했다. 걸그룹으로서의 이미지가 작품과 캐릭터에도 반영된 앞선 작품에서는 가수와는 달리 배우로서 평가는 그리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도하나 역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 김세정에 대한 시선도 달라졌다.

김세정은 서면으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이번 드라마는 이상하게도 끝이 났는데도 크게 슬프지 않았다”며 “꼭 시즌2가 아니더라도 카운터들 그리고 감독님과의 인연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거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라는 가삿말처럼 마지막이 아니란 걸 아는 듯한 안녕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배우로서 여러 작품을 했지만 ‘경이로운 소문’은 김세정에게 남달랐던 작품이었다.

일이지만 ‘사람 간의 관계가 중요하다’라는 생각을 느꼈던 것 같아요. 앞의 두 작품 모두 배우들끼리 친해지고 서로 의지했지만, 그때는 제 스스로가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두 작품을 통해 하나씩 익혀가고 여유가 조금 생기면서, ‘사람 간의 대화 속에서 연기가 나오는 건데, 너무 일로만 생각했던 걸까’ 하면서 많이 반성했어요. 이점을 늘 잊지 않고 다음 작품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더 신경을 쓰려고 노력하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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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정은 자연스럽게 도하나가 됐고 극 중 도하나처럼 그 역시 성장했다.

하나는 상처받기 싫어 기대하는 걸 멈춰버린 친구였어요. 사실 김세정도 그랬어요. 어느 순간부터 상처받기 전까지의 기대와 꿈만 꾸고 있는 저를 봤고, 그런 나를 어떻게 다시 깨울 수 있을까, 깨어날 수 있는 걸까 고민하던 때에 꿈꿔도 된다고 두려워 말라고 지금까지도 멈춘 게 아니라 계속 걷고 있었다고, 잘해왔고 잘 할 거라고요. 늘 그랬던 것처럼 꿈꾸고, 두려워 말라고, 언젠간 이뤄질 거라고요. ‘경이로운 소문’은 하나도 세정이도 성장시켰어요.

아이돌 출신의 연기돌은 그 자체로 장점이지만 배우로서의 제한이 된다. 하지만 김세정은 도하나를 통해 자신의 영역을 넓혔고 다른 도전도 꿈꾸고 있다.

1인 2역을 해보고 싶어요. 물론 힘든 역할이겠지만 도전해 보고 싶어요. 또 액션을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액션 연기에 정점을 찍을 수 있는 재밌는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또 저의 약간 능구렁이 같은 성격을 살릴 수 있는 역할이나, 사기꾼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대중과 팬들에게 얼굴을 알리며 꽃길을 걸었지만 지난 5년이 모두 꽃길은 아니었다.

사실 꽃길이 거창한 게 아니라 꽃 한 송이가 피어 있어도 꽃길이고, 잡초인 줄 알았는데 그게 꽃일 수도 있어요. 그만큼 여러 종류의 꽃길이 있고 그런 꽃길을 걸었다고 생각해요. 그게 어떤 꽃길이었는지가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길을 걷던 늘 꽃처럼 다가와 줬던 배움이나 여러가지 상황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에게는 지난 5년 모두가 꽃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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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라는 직업 자체가 소모되는 부분이 많은데 어떻게 본인을 채워가는지.

소모되는 것이 많은 만큼 얻어 가는 것도 많은 것이 연예인이라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이미지 소모라고 말하지만, 그건 저에게 또 다른 이미지가 생겼다는 거 아닐까요? 하나의 이름처럼요.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깰지, 혹은 어떻게 이용할지가 앞으로의 행보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소모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저 소모라고 생각하면 제가 열심히 달려온 길이 너무 아깝지 않을까요?

앞으로의 계획도 조금씩 세우고 있을 것 같다

아마 다시 노래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게 연기로 달리고 노래로 쉬고, 노래로 달리고 연기로 쉬고. 일을 쉼으로 느낄 수 있음에 정말 감사해요. 그래서 계속 달릴 수 있는 게 아닐까요?

26살 김세정이 가장 하고 싶은 것과 꿈을 물었다.

나를 솔직하게 드러내되 상처받지 않는 것. 상처받지 않을 정도로 저를 어떻게 드러낼 수 있는지는 저에게 달렸겠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최대로 저를 표현해보고 싶어요. 저를 드러낼수록 상처도 적어지지 않을까 생각도 들어요. 그리고 2021년 목표는 치킨과 숙취 해소제 광고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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