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 기자] 배우 안재현이 12일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등장해 혼자 사는 일상을 공개했다.

안재현은 키우는 고양이를 동물병원에 데려가고, 식당을 찾아 혼밥에 반주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통장에 돈이 없어서 신용카드를 정리하고 경차를 타는 등 알뜰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안재현이 혼자 사는 모습에 몰입하기는 쉽지 않았다. 안재현이 혼자 사는 모습에 그의 전 부인인 배우 구혜선의 모습이 자주 오버랩됐기 때문이다.

안재현은 각종 예능에 출연해 자신의 일상적 모습을 공개해 대중들에게 친근함을 주었던 배우다. 나영석 PD와 ‘신서유기’ 시리즈를 통해 특유의 캐릭터를 꾸준히 인식시켜주었다.

배우 구혜선과 2015년 KBS2 드라마 ‘블러드’를 촬영하다 사랑에 빠져 2016년 5월21일 결혼했고 4년만인 2020년 이혼했다.

신혼이던 2017년에는 tvN 예능 ‘신혼일기’(2017년 2월 3일~3월 10일)에 출연해 강원도 인제에서 구혜선과 알콩달콩 투닥투닥 신혼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리얼하게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이혼 과정도 시끄러웠다. 서로 상대방의 탓으로 이혼하게 됐다면서 ‘폭로전’을 마다하지 않았고, 전 국민은 두 사람이 이혼으로 가는 과정을 마치 드라마를 보듯 세세하게 지켜봐야만 했다.

만약 안재현이 예능 ‘신혼일기’에 나오지 않았다면, 이혼 과정이 조용했다면, 유부남 이미지는 시나브로 희미해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혼일기’와 ‘이혼소동’은 안재현이라는 이름에 구혜선을 뚜렷하게 각인시키는 작용을 했다.

그런 안재현이 혼자 사는 싱글 남녀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선보이는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것은 ‘나 혼자 산다’의 팬들에게는 당황스러운 일이다. 결혼적령기지만 혼자 사는 싱글들의 다채로운 삶을 보여주는 포맷이었다. 안재현은 오히려 이혼한 돌싱들이 출연하는 ‘신발 벗고 돌싱포맨’이 알맞는 포지션이지 않을까. 그도 아니라면 ‘나 혼자 산다’의 ‘나 혼자 살게 됐다’는 번외 프로라면 몰라도.

물론 안재현이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다고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포맷이 흔들리는 출연자임은 분명하다. 시청자들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안재현 구혜선의 ‘신혼일기’ 장면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예능을 보는 이유는 ‘공감’이다. 그만큼 진정성이 중요하다. 진정성이 빠진 예능이라면 우리가 굳이 귀한 시간을 들여 TV를 볼 이유가 없다. 안재현이 ‘나 혼자 산다’에 나와야 할 진정성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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