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즈 취하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YONHAP NO-3073>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좋은 작품은 길게 볼수록 좋은 것 아닌가.

13년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영화 ‘아바타:물의 길’(이하 ‘아바타2’)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3시간 12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밝혔다.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캐머런 감독은 “같은 돈을 내고 길게 보면 가성비가 더 좋지 않나. 소설도 단편과 장편이 있는데 ‘아바타2’는 장편 소설 같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캐머런 감독은 “실제로 영화를 본 사람들 중 이 작품이 길다는 평을 들은 적이 없다”며 “‘아바타2’는 2시간 72분짜리 영화”라고 강조했다. 3시간 12분과 2시간 72분의 어감 차를 활용한 감독의 유머다.

3D 상영으로 영상산업의 혁신을 불러일으킨 전편 ‘아바타’(2009)가 두 주인공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와 네이티리(조 샐다나)의 사랑을 통해 인류애를 강조하는 내용을 그렸다면 속편은 가정을 이룬 설리와 네이티리 부부가 자녀들과 판도라 행성을 떠나 낯선 바다에서 삶을 개척하는 여정을 그렸다.

부부의 전사로서 용맹함은 가족을 지키기 위하는데 오롯이 활용된다. 특히 사춘기 자녀를 둔 제이크 설리의 부성애가 돋보인다. 자녀들을 깊이 사랑하지만 앞에서 내심 표현하지 못하는 모습은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과 비슷하다. 제작진은 입양 등 가족의 형태가 다양하게 발전하는 모습으로 한층 풍성한 서사를 강조했다.

13년 만에 돌아온 아바타<YONHAP NO-3067>

캐머런 감독은 “영화 속에는 여러 가족의 다른 요소가 담겨졌다. 창조적인 (가족의)관계가 만들어지며 전편 ‘아바타’보다 새로워졌다”며 “특히 마일즈 쿼리치 역으로 스티븐 랭을 넣기 위해 노력했다. 랭의 배역이 새로운 형태로 등장하며 아들과 관계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가족과 더불어 ‘바다’는 ‘아바타2’를 이루는 두 개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다. 수중세계의 환상적인 아름다움과 다양한 크리처(생물)가 역동적인 영상으로 펼쳐진다.

‘타이타닉’(1998) 등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작품 연출에 탁월한 감각을 지닌 캐머런 감독은 “수중 다이버로서, 탐험가로서 수천시간을 물 아래에서 보내는 내게 바다는 매우 중요한 매개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편과 속편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동일하다. 아무 이유없이 바다와 환경을 파괴하고 자원을 탈취하는 약탈적 행위를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캐머런 감독은 영화가 단순히 환경보존에 대한 가치만 그린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캐머런 감독은 “환경, 탐험, 가족의 이야기가 모두 담겼다. 한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잔상으로 남아서 무엇인가를 느끼게 한다”며 “바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환경운동가로 활동 중인 키리 역의 시고니 위버도 “영화가 관객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려는 게 아니다. 가슴 벅찬 경험을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바타2’는 이달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