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홍명보 감독 \'오늘 이기자\'
울산현대 홍명보 감독. 춘천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아마노 준, 내게 거짓말하고 전북행…울산 현대 모두를 존중하지 않았다.”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갑작스럽게 ‘라이벌 팀’ 전북 현대로 이적한 일본인 미드필더 아마노(32)를 작심하고 비판했다. 홍 감독은 11일 울산 동구에 있는 클럽하우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마노는 내가 만난 일본인 중 최악”이라고 강도 높게 언급하면서 “우리 선수와 구단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 소속으로 뛴 아마노는 한동안 주전 경쟁에서 밀리다가 지난해 울산으로 임대 이적하며 전환점을 그렸다. 왼발잡이 공격형 미드필더인 그는 ‘일본통’ 홍 감독의 신뢰 속에서 팀의 주력 요원으로 활약했다. 시즌 초반 스트라이커 부재를 떠안은 울산이 제로톱을 가동할 때 전방 전술의 열쇠였다. 또 마틴 아담, 레오나르도, 바코 등 외국인 공격수의 활약이 두드러진 데엔 아마노의 빼어난 공수 조율과 질 높은 패스가 바탕이 됐다. 지난해 리그 30경기를 뛴 아마노는 9골1도움을 기록하며 울산이 17년 만에 K리그 우승컵을 품는 데 핵심 노릇을 했다.

아마노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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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즌 종료 후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아마노가 다른 팀도 아닌 울산과 오랜 기간 우승 경쟁을 해온 전북과 계약을 맺은 것이다. 전북 김상식 감독은 쿠니모토가 팀을 떠난 뒤 마땅한 ‘아시아쿼터’ 외인 선수가 없던 중 아마노를 1순위 영입 타깃으로 뒀다. 이르게 영상 미팅을 통해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 울산과 전북 모두 요코하마에 지급하려고 한 임대료는 15만 불을 같았다. 다만 전북이 울산보다 아마노에게 연봉 10만불을 더 내놓았다. 그는 자기 가치를 더 매겨준 전북의 녹색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시즌 직후 아마노가 휴식차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 자신과 한 ‘잔류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뜨린 것에 분노했다. 그는 “(울산에서 뛴) 이동준이 전북으로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 아마노는 다르다. 프로가 돈에 의해서 움직일 순 있지만 내게 ‘(돈은) 상관없다면서 남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구단 측에 (요코하마에) 임대료라도 더 할 수 있으면 준비하자고 했는데, (아무런 얘기 없이) 전북으로 갔다”고 분노했다.

아마노가 울산에서 전성기의 디딤돌을 놓았기에 홍 감독은 더욱더 큰 배신감을 표현했다. 홍 감독은 “처음부터 솔직하게 얘기했다면 우리 팀에 공헌한 만큼 언제든지 보내줄 수 있었다. 우리 팀에 와서 성장한 것도 있는데 돈 때문에 이런 식으로 가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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