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예비 FA(프리에이전트)’로 쓰고 ‘트레이드 대상’이라고 읽는다. 메이저리그(ML)에서 FA를 앞둔 선수들의 위치가 그렇다. 7월31일 트레이드 마감일까지 언제든 유니폼이 바뀔수 있다.

그래서 늘 주목받는다. 팀이 부진하면 특히 그렇다. 시즌 중반까지 팀이 하위권에 자리하거나 우승 확률이 떨어져 보이면 6개월 먼저 이별한다. 매일 이런저런 트레이드 루머와 함께 헤드라인에 이름이 오른다. 샌디에이고 유격수 김하성(29)도 그렇다. 올시즌 후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만큼 많은 팀이 그를 주목하고 있다.

그런데 김하성의 거취가 결정되기에 앞서 샌디에이고가 움직였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4일(한국시간) 마이애미와 트레이드를 통해 지난해 타격왕을 차지한 내야수 루이스 아라에즈를 데려왔다. 김하성, 젠더 보가츠, 타일러 웨이드 등 내야수들이 타석에서 부진하자 칼을 뽑았다. 유망주 3명과 아직 빅리그에 데뷔하지 못한 고우석을 보내고 새로운 해결사를 데려왔다.

아라에즈는 지난 5일 샌디에이고 데뷔전에서 4안타, 6일에도 1안타로 2경기 만에 안타 5개를 기록했다. 5일에는 지명타자, 6일에는 자신의 주포지션인 2루수로 출장했다.

언뜻 보면 2루수인 아라에즈 영입이 김하성과는 관련이 없어 보일 수 있다. 빅리그 5년 동안 아라에즈는 단 6경기 유격수로 출장했다. 2루수로 319경기, 1루수로 81경기, 3루수로 72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지난해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는 김하성이 아닌 보가츠였다. 2022년 12월 11년 2억80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맺은 보가츠가 지난해 꾸준히 유격수로 출장했다. 즉 김하성이 없어도 보가츠 유격수·아라에즈 2루수로 키스톤이 구성된다. 매니 마차도가 4월말부터 3루수로 나서는 만큼 이름값만 보면 내야진 포화 상태다.

아라에즈가 맹타를 휘두르고 김하성도 타석에서 반등해 샌디에이고가 상승곡선을 그리면 샌디에이고는 트레이드 시장에 김하성을 내놓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라에즈 영입 효과 없이 팀이 5할 승률 이하에 맴돌면 7월31일에 앞서 결정을 내릴 확률이 높다.

김하성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지난 3년 동안 수많은 선수와 만나고 이별했다. 그래도 샌디에이고를 향한 고마움을 가슴에 품고 오랫동안 이곳에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김하성 역시 팀 성적을 강조했다.

지난 2월 애리조나 캠프에서 김하성은 “솔직히 다른 팀 팬들이 샌디에이고 팬들처럼 나를 좋아해 줄지 모르겠다. 나 또한 샌디에이고가 아닌 다른 팀에서 얼마나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며 “물론 비즈니스다. 그래도 이기면 올시즌 내내 여기에서 야구할 수 있지 않을까. 승리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으로 약 두 달. 샌디에이고의 팀 성적이 예비 FA 김하성의 유니폼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