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프로야구 삼성-LG [스포츠서울]5일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삼성과 LG의 경기가 열렸다.삼성 선발투수 차우찬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잠실 | 이주상 선임기자.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삼성 좌완 차우찬이 달라졌다.

불펜투수로 활약할 때도 좋은 공을 던졌지만 올 시즌 선발로 전환한 이후에는 제구력까지 갖춘 파이어볼러가 됐다. 첫 등판이었던 3월29일 SK전에서 6점을 내주며 부진했지만 이후 4경기는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2점 이내로 막아냈다. 선발 전환 첫 해에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유난히 LG전에서 승운이 따르지 않아 두 번이나 손 안에 들어오는 듯했던 승리를 놓쳤다. 28일 홈경기에서도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승리 요건을 갖춘 상태에서 불펜진에 마운드를 넘겼는데 4-2로 앞서던 9회 마무리 임창용이 5실점하며 무너져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다. 차우찬은 29일 “LG만 만나면 좀 꼬이는 것 같다. 정말 이기고 싶었는데 연패를 끊지 못해서 그게 아쉽다. 어제 경기는 마음이 아프지만 임창용 선배의 마음은 더 아프다. 그래도 나는 선발투수의 몫은 다하고 내려오지 않았나. 나한테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내 마음이 다 짠했다. 나이 차도 많이 나는 후배에게 그런 말을 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지 않나. 나는 이미 다 잊었다”고 훌훌 털었다.

정신적으로만 성숙해진 것이 아니다. 제구력도 물이 올랐다. 차우찬은 “제구가 많이 좋아지면서 좋은 코스를 보고 던진다. 예전에는 그냥 스트라이크존에 집어넣기 바빴는데 이제는 꽉 차게 던지다보니 삼진도 많이 나오고 타자들도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지금은 타자들과 승부를 할 때 내가 우위에 있는 느낌”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는 제구가 부쩍 좋아진 비결을 ‘간절함’이라고 설명했다. 차우찬은 “간절함에도 단계가 있다. 내 간절함은 지금 5단계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절실하게 야구를 잘하고 싶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10년 동안 확실한 내 자리가 없었다. 이제는 내 것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혼인신고도 했으니 더 잘해야한다. 내 야구인생의 터닝포인트다. 나이로 보나 연차로 보나 더 늦어지면 안된다”고 사뭇 비장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차우찬은 “우리 선발 투수는 거의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돌아가기 때문에 27~28경기 정도를 던지더라. 올 시즌엔 경기수가 늘어났으니 30경기 정도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5경기를 했을 뿐이다. 목표는 170 이닝 이상을 던지는 것이다. 나갈 때마다 7이닝 이상을 2점 내로 막으려고 하는데 이닝에서는 조금 모자라지만 그런대로 만족은 한다”고 밝혔다.

절친한 후배 정인욱도 자신처럼 절실하게 야구에 매달렸으면 하는 바람도 덧붙였다. 차우찬은 “인욱이는 갖고 있는 능력은 뛰어나다. 그런데 아직 간절함이 없어 보인다. 조금 더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대구 |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