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손아섭 \'4안타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정을 앞둔 한국 야구대표팀이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쿠바와의 평가전을 가졌다. 손아섭이 7회초 2사 만루 좌전 1타점 안타를 치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한 방 대신 기동력과 수비를 택하게 될 것인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외야수 손아섭(29)으로 인해 기분 좋은 고민에 빠졌다. 손아섭은 지난 25일 쿠바와의 1차 평가전서 홈런포를 터뜨린데 이어 26일 고척돔에서 벌어진 2차 평가전에서도 5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의 만점활약을 펼쳤다. 2회초 중전안타로 대표팀 첫 번째 안타를 기록했고, 선두타자로 나선 5회초에는 좌전안타를 날려 첫 득점을 올렸다. 7회초에는 거의 원맨쇼를 펼쳤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손아섭은 상대 좌투수 리반 모이넬로의 낮게 제구된 빠른 공을 받아쳐 2루타로 연결시켰다. 이후 대표팀은 타자일순하며 공격을 이어갔고 손아섭이 빅이닝의 대미를 장식했다. 손아섭은 2사 만루서 미겔 라에라를 상대로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작렬해 7-3 리드를 만들었다. 손아섭의 맹타에 힘입어 대표팀은 7-6으로 쿠바를 꺾고 2연승을 달렸다.

당초 대표팀은 좌익수 최형우, 중견수 이용규, 우익수 민병헌으로 외야진을 구성할 계획이었다. 장타력이 있는 최형우를 클린업에 배치하고 경기 중후반 리드를 잡으면 최형우를 교체해 외야 수비력을 형상시키려 했다. 손아섭 또한 지난 24일 “주전에 대한 생각은 크지 않다. 대타든 대주자든 어떤 상황에서든 나라에 보탬되겠다”며 주어진 역할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쿠바전 활약만 놓고 보면 손아섭이 주전 우익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좀처럼 타격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고 있는 최형우를 대타로 기용하고 좌익수에 이용규, 중견수에 민병헌, 우익수에 손아섭을 넣는 것이다. 이 경우 파워는 떨어지지만 기동력과 수비력은 크게 향상된다.

경기 후 김인식 감독은 외야진 구상에 대한 질문에 “최형우, 이용규, 민병헌, 손아섭까지 네 선수를 놓고 외야진 스타팅 라인업을 꾸릴 것이다. 네 선수의 컨디션을 보고 그 날의 스타팅을 정하겠다. 결정적일 때 대타도 고려해야 한다. 오늘처럼 최형우 대신 민병헌이 대타로 나갈 수도 있다. 이렇게 꼭 스타팅이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수훈선수 인터뷰 자리에서 손아섭은 “어제 숙소에 들어가서 지난 시즌에 좋았던 영상들을 보면서 지금과 어떤 차이가 있나 생각을 했다. 미세하지만 타격 폼에서 나도 모르게 젖어있던 좋지 않은 부분을 발견했다. 오늘 연습부터 좋았을 때의 느낌으로 타격을 했는데 이게 경기에도 고스란히 묻어나왔다. 어제 영상을 본 것이 큰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대회는 내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무대가 아니다. 대한민국 야구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회다. 내 자신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주전이든 후보든 팀 승리에 집중하겠다”고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김인식 감독은 “초반 상대 선발투수의 예리한 변화구에 타자들이 범타로 물러났다. 그래도 손아섭이 결정적일 때 안타를 쳐줘서 점수가 많이 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표팀 준비 상황과 관련해 “지금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가 몇 명있다. 오늘 이용규도 워밍업이 끝난 뒤 타격을 해보면서 경기에 뛸지 결정을 내렸다. 민병헌도 팔꿈치가 좀 안 좋다. 그래서 커트 플레이를 할 때 내야수가 조금 더 외야 쪽으로 가고 있다. 선수들이 본 대회에 앞서 회복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쿠바 대표팀 카를로스 마르티 감독은 “한국은 역시 퀄리티가 높은 팀이다. 준비도 잘돼 있고 타격도 매우 뛰어나다. 필드에 올라온 한국선수들 모두가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한국과의 평가전 두 경기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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