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대령 인턴기자]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모습을 보이는 가수는 많다. 그러나 가요계와 예능계를 넘나들며 양쪽에서 모두 최고의 입지를 구축한 이는 많지 않다. 20년 이상 연예계 생활을 이어온 연예인은 많다. 그러나 오랫동안 큰 구설 하나 없던 이 역시 많지 않다.


김종국은 양자에 모두 해당하는 몇 안 되는 연예계 스타다. 댄스 그룹 터보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그는 솔로로 전향한 후에도 2005년 방송 3사 가요대상을 모두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예능인으로서도 '믿고 보는 김종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1995년 댄스 그룹 터보로 데뷔한 김종국은 남자다운 외모와는 달리 고음의 미성과 넓은 음역대를 자랑하는 가창력으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오디션 당시 그를 캐스팅한 주영훈은 독특한 음색에 반해 그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가요계의 차트를 터보처럼 쉬지 않고 무한 질주하겠다'는 팀 이름의 유래처럼 터보는 데뷔 음반인 1집 '280km/h Speed'부터 대성공을 거뒀다. 타이틀 곡 '나 어릴적 꿈'으로 이목을 끌었고 후속곡 '검은 고양이'로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검은 고양이'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큰 사랑을 받은 국민가요로 현재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1년 후 발매한 2집 '뉴센세이션'(New Sensation)으로 활동하던 시절은 터보의 최전성기였다. '트위스트킹'(Twist King), '러브 이즈'(Love Is... 3+3=0), '어느 재즈바'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김종국은 2집을 가장 좋아하는 음반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2집 활동 중 소속사의 지나친 혹사에 반발해 김정남과 함께 돌연 잠적했다. 이후 김정남이 탈퇴했고, 1997년 10월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멤버 마이키가 참가한 터보 3집이 발매됐다. 김정남을 필두로 했던 강렬한 댄스 대신 마이키의 랩이 그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대체했다.


그러나 4집 '퍼펙트 러브'(Perfect Love)와 5집 '이메일 마이 하트'(E-Mail My Heart)를 거치며 난립하는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 터보는 설 자리를 잃기 시작했다. 소속사와 갈등까지 심화되면서 김종국이 5집을 끝으로 탈퇴했고, 터보도 얼마 지나지 않아 해체 수순을 밟았다.


김종국은 2001년 솔로 1집을 발매하며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돌입했다. 2004년 솔로 2집 활동 시기는 그의 터닝 포인트였다. '필링'(Feeling)에 이은 후속곡 '한 남자'가 히트하며 음악 팬들을 사로잡는 동시에 SBS 예능 프로그램 'X맨을 찾아라'에서 활약이 크게 조명받으면서 다시 스타덤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솔로 3집 수록곡 '사랑스러워'는 그에게 2005년 방송 3사 가요대상 동시 수상이라는 큰 영예를 안기면서 김종국의 명성은 정점을 찍었다.


이후로는 예능인으로서 활동이 더 빛났다. KBS2 '해피 선데이'의 '날아라 슛돌이', SBS '패밀리가 떴다' 등 그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은 모두 돌풍을 일으키며 크게 화제가 됐다. 2010년부터 출연하고 있는 SBS '런닝맨'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14년 말에는 MBC '무한도전' 토토가 특집에서 1기 멤버인 김정남과 18년 만에 함께 무대에 섰다. 2015년 12월엔 공식적으로 재결합을 발표하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기사 본문 요약]


[ 포지션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김종국을 중심으로 새 멤버를 보강해 거듭나는 터보의 중차대한 시점에서 음악감독을 담당하라는 지상명령이 소속사로부터 떨어진 것. 포지션과 터보는 같은 프로덕션에 소속돼있다.


터보는 현재 7개월여의 공백, 그리고 한때의 소속사와의 잡음 등으로 정상의 다른 댄스그룹들에 비해 다소 불리한 위치에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팀을 떠난 김정남의 자리에 새 멤버를 채울 계획이기 때문에 이번 3집 앨범의 중요성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니기 때문.


한편 김종국은 현재 잠자는 시간을 하루에 5~6시간으로 줄이고 아침 9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노래, 피아노, 작곡 연습, 춤 연습, 대입준비 등으로 강행군 중이다. 김종국은 올해 대입 4수에 도전한다.


'터보' 새 멤버 공개 모집 - 터보가 새 멤버를 공개모집한다. 지난 95년 리드싱어 김종국, 안무, 랩 담당 김정남으로 출발한 터보는 김정남이 끝내 팀 복귀를 거부함으로써 새로운 래퍼를 공개모집하는 것. 김종국이 원하는 터보의 새 멤버는 만 20세 미만의 용모단정한 남자로 랩과 춤에 상당한 미성년자의 경우 학부모의 동의서가 필요하다. ]


터보 1기. 김정남(아래)과 김종국(위).


터보 2기. 마이키(왼쪽)과 김종국(오른쪽).


소속사와 마찰 끝에 솔로로 전향한 김종국.


예능인으로도, 가수로도 최고의 명성을 떨치는 현재.


2015년 불기 시작한 '복고 열풍'을 타고 소위 '추억의 그룹'들이 팬들의 품으로 돌아가겠다고 외치며 가요계로 복귀했다. 그러나 기대보다 돌풍이 빨리 사그라지자 대부분의 그룹이 다시 조용히 사라졌다.


그러나 터보는 달랐다. 오는 9월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그 원동력은 단연 예능계에서 '모셔와야 하는 대상'의 자리에 오른 후에도 꾸준히 음반을 발매하며 음악 활동을 해온 김종국일 것이다.


고도를 낮추는 법을 잊은 듯 22년째 이어지고 있는 그의 고공비행에는 브레이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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