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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이제 물이 차면 배가 뜨겠죠”

전통 트로트 가수 홍실의 인생 2막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2001년 MBC가요제에서 ‘꼭 한 번’이라는 곡으로 가수로 데뷔한 홍실은 2003년에 2집 ‘꼭 필요한 당신’, 2009년에 ‘내사랑 장미’라는 곡을 공개했지만 가수로서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15년 ‘아! 세월아’를 발표하면서부터다. 사실상 그동안 앨범은 냈지만 가수보다는 어머니로서 가정을 지켜왔다.

홍실은 “가정과 꿈, 두 가지 다 가져갈 수 없었다. 언젠가는 노래를 할거라 생각해서 꾸준히 노래 레슨을 받고 공부도 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지치지 않았고 한번도 가수의 꿈을 놓지 않았다. 이제는 온 가족이 응원단이다. 기다린 세월만큼이나 운 좋게 ‘안동역에서’를 작곡하신 최강산 선생님을 우연히 15년만에 녹음실에서 만났다. 함께 해보자 하셔서 두 발 다 담그고 열심히 뛰고 있다. 일주일에 4~5일씩 전국을 돌고 있는데 될 것 같다는게 느껴진다”며 미소지었다.

늦은 시작인 만큼 홍실은 지난 2년 반 동안 전국의 노래교실과 라디오 방송을 돌며 쉴 틈 없이 열심히 달려왔다. 그리고 MBC ‘가요베스트’, KBS ‘전국 노래자랑’ 무대를 통해 방송에서도 모습을 보이면서 조금씩 반응을 실감하고 있다. 홍실은 “라디오의 신청곡이 많이 들어온다고 하시고 노래교실에서도 박수소리부터가 다르다. 성인가요 차트에서도 10위권에서 놀고 전국 노래자랑이나 모임에서 내 노래가 많이 불려지고 있다. 나는 세미 트로트가 아니라 전통 트로트를 하는 가수로 가슴을 툭 쳐주고 적셔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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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실의 매력은 대선배인 이미자와 심수봉을 합쳐놓은 것 같은 음색과 호소력 짙고 애절한 보이스다. 홍실은 “이미자, 심수봉, 주현미 선생님이 롤 모델인데 그 분들처럼 가슴으로 진정한 노래를 전달하는 소리꾼이 되고 싶다”면서 “전통 트로트를 고집하지만 나는 뽕만 아니라 심수봉 선생님과 같은 촉촉한 매력도 보이며 넘나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밝혔다.

홍실은 모두가 얼굴을 알거나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히트곡을 지닌 속칭 ‘톱클래스’는 아니지만 이제 그 문턱 바로 앞에 서 있다. 그는 “이제는 전국을 가면 각 도시나 지방의 라디오를 잡아 갈 수 있을 정도다. 오히려 나를 부러워 하는 주변가수나 후배가 많지만 대중들에게 확 알려진 상황은 아니다. 그래도 조금만 물이 차면 배가 뜰 것 같다. 보통 트로트는 한곡으로 3~5년을 밀어도 될까 말까인데 ‘아 세월아’는 느낌이 온다. 후속곡도 준비 중에 있다”고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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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계에서는 아직도 많은 선배들이 계시지만 홍실은 점차 설 자리가 줄어드는 현실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트로트 가수한테도 노래다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가수 역시 단지 무대에 설려고 애를 쓰기보다는 자존심을 가지고 진정성으로 다가갈 수 있는 혼이 담긴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홍실의 이름과 노래, 그리고 목소리가 대중에게 점점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도 가고자 하는 길은 멀다. 그는 “20년을 노래 했는데 이제 노래가 무언지 알 것 같다. 노래는 타고난 재능도 있지만 노래의 길이 있고 기술이 있다. 그것이 곧 호흡인데 호흡을 가지고 놀아야 노래를 할 줄 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조금 머리로 이해 했는데 나 역시 하다보면 틀리기도 한다. 후배들도 노래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자존심을 가지고 트로트를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늦게 나왔지만 ‘홍실’하면 이제 가정도 튼실하고 가수로도 인정 받아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화려함 보다는 가수로서 후배 가수들이 닮고 싶은 진정한 노래꾼으로 비춰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