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기록 확인하는 여자 팀추월 김보름
김보름이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 후 전광판을 보며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강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강릉=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노선영은 말해야 하고, 김보름은 뛰어야 한다.

‘팀추월 왕따’ 파문의 중심에 있는 김보름은 22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강릉 오벌)에서 이승훈, 정재원(이상 남자), 박지우(여자) 등 동료 선수들과 매스스타트 훈련에 돌입했다. 매스스타트는 이번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출전 선수들이 한꺼번에 출발해 16바퀴를 돌아 가장 먼저 들어온 순서대로 순위를 매기는 종목으로 경기 방식이 쇼트트랙과 비슷해 ‘롱트랙의 쇼트트랙’으로 불린다.

김보름은 이 종목의 ‘디펜딩 월드챔피언’이다. 지난해 2월 강릉 오벌에서 평창 올림픽 테스트이벤트를 겸해 열린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일본과 미국 선수들을 누르고 우승한 적이 있다. 좋은 추억이 있는 강릉에서 이젠 올림픽 챔피언에 도전하는 셈이다.

하지만 상황은 최악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상대 선수의 스케이트 날에 걸려 넘어진 뒤 허리 부상을 입고 2차 대회 출전을 포기한 채 중도 귀국했다. 한 달 뒤 4차 대회에서의 동메달로 컨디션을 찾았으나 지난달 노선영의 차별 대우 폭로 과정에서 노선영에게 실명으로 공격당하는 일을 겪었다. 지난 19일에 일어난 사건은 모든 국민이 아는대로다. 평창 올림픽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도중 뒤처진 노선영을 멀리 두고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왕따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20일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팀추월 레이스 과정을 설명하고 용서를 구했으나 들끓는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근엔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국민 청원까지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함구하고 있는 노선영이 입을 열지 않는 한 팀추월 레이스와 관련한 정확한 시시비비는 가려지기 어렵다. 그런 와중에 김보름이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보름은 22일엔 훈련을 소화했으나 밤에 잠을 못 자고 괴로워할 정도로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다. 매스스타트 출전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김보름은 쇼트트랙 선수 시절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했다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하면서 한줄기 빛을 찾아가고 있다.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출전의 꿈을 이뤘고 이젠 메달의 꿈에 도전할 차례다. 갖은 악재와 따가운 시선 속에서 그의 질주가 어떻게 펼쳐질 지 흥미롭다. 매스스타트는 1~2조로 준결승을 치른 뒤 상위권 선수들만 결승에서 메달을 다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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