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이용-장현수, PK 실점의 아쉬움!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8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후반 페널티킥으로 실점한 뒤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니즈니노브고로드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상트페테르부르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앞으로 나갈 것인가, 지킬 것인가.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됐다. 한국은 18일 열린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승리, 적어도 무승부는 했어야 2~3차전을 통해 러시아 월드컵 16강 티켓을 노려볼 수 있었다. 그러나 1승 상대로 꼽았던 스웨덴에 패하면서 23일 밤 12시 로스토프 나도누에서 벌어지는 멕시코전이 벼랑 끝 승부로 변했다. 독일과 27일 벌이는 3차전도 있으나 객관적인 전력상 독일을 이기기는 가장 힘들다는 게 축구계 중론이다.

◇멕시코전 승리 필요하다…앞으로 나갈까

신태용호는 스웨덴전에서 극단적인 수비를 하다가 공격이 부실해지는 문제점을 떠 안았다. 손흥민과 황희찬 등 신태용호가 자랑하는 두 공격수가 투톱이 아닌 좌·우 측면 날개로 이동했는데, 너무 내려서서 수비를 하다보니 둘 모두 윙백과 비슷한 역할을 소화하고 말았다. 전반 중반 손흥민이 70여m를 드리블하는 장면은 겉으로 보기엔 시원했지만 그가 에너지를 너무 소비했다는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손흥민이 공을 몰고 가는 동안 그를 따라오는 동료도 없었다. 역습 때 필요한 스피드와 패턴플레이 부재 또한 드러냈다. 결국 한국 입장에선 수비라인을 끌어올려 스웨덴전보다는 맞불 작전을 펼쳐야 골도 넣고 승점도 쌓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아울러 손흥민과 황희찬에게 수비 부담이 큰 측면 미드필더보다는 원래 맡았던 투톱으로 돌려보내는 것도 괜찮은 해법이다. 실제론 4-5-1 포메이션이었던 스웨덴전 4-3-3은 신태용호의 특징이었던 창의적인 공격 축구와 거리가 멀었다. 태극전사들도 스웨덴전 뒤 “멕시코전은 이겨야 하기 때문에 수비라인을 올리고 공격을 더해야 할 것 같다”는 견해를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독일이 대회 전 예상대로 1~2차전을 모두 이기고 한국과 격돌한다면, 한국이 3무 혹은 2무1패로도 16강에 가는 시나리오가 가능했다. 그러나 독일이 멕시코에 패했기 때문에 남은 두 경기에서 일단 1승은 해놔야 한다. 멕시코전에서 모험적인 플레이가 필요한 이유다.

◇대량 실점 안 된다…한 번 더 지킬까

문제는 멕시코의 전력이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는 점이다. 올해 평가전에서 크로아티아와 덴마크에 패하는 등 유럽에 약했던 멕시코는 독일과 첫 경기를 1-0으로 이기면서 단숨에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기계처럼 착착 맞아떨어져 가는 역습은 사람들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딜레마는 여기서 시작된다. 맞불 작전을 펼쳤다간 상대의 수준 높은 기술과 조직력에 자칫 대량 실점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스웨덴전에서 나름대로 합격점 받은 선수비 전략을 택할 수 있다. 한국은 스웨덴전에서 월드컵에 데뷔한 골키퍼 조현우가 맹활약했다. 센터백 김영권도 브라질 월드컵 부진을 씻는 플레이로 박수를 받았다. 11명이 하나로 뭉쳐 싸우는 모습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다만 지키기에만 전념하면 무승부는 가까워질 수 있으나 승리할 확률이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다. 망신은 면할 지 몰라도 16강 진출을 위한 승부수는 아니다.

◇김신욱, 한 번 더?…4-4-2 또 외면할까

선발 라인업 변화도 궁금하다. 스웨덴전에서 스트라이커로 나섰던 김신욱은 사실 키가 작은 멕시코전 대비 선수로 간주됐다. 체격에서 한국이 우위에 있는 만큼 김신욱을 타깃맨으로 한 선 굵은 축구가 먹혀들지 않겠느냐는 시각이다. 그러나 신 감독은 스웨덴전부터 그를 투입, 공격할 땐 측면에서 롱패스를 떨어트려 황희찬과 손흥민에게 공간을 열어주고, 수비할 때도 적극 가담해 상대의 장신 선수 견제를 맡겼다. 합격점은 아니었다. 전반 5분 세트피스 때 골포스트 가까운 쪽에서 헤딩, 스웨덴을 위협했으나 이후부터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자취를 감췄다. 한 번 실패한 김신욱 카드를 멕시코전에 다시 쓰기엔 부담될 수 있다. 그렇다고 김신욱을 대체할 만한 장신 공격수도 없다. 최근 A매치와 스웨덴전을 통해 지금 신태용호에 가장 맞는 전술은 4-4-2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 감독이 기본으로 돌아갈 지, 아니면 또 다른 변칙 카드를 꺼낼 지도 멕시코전 앞두고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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