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올스타전 MVP 김하성!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14일 올스타전이 열렸다. MVP에 선정된 김하성이 정운찬 총재와 악수하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고사 위기에 빠진 아마야구의 활로를 뚫기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광폭행보를 시작했다. 스포츠서울의 꾸준한 문제제기로 프로와 아마야구를 관장하는 두 기구 수장이 ‘적극적으로 협력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단기간에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학생 선수들의 진로를 확장해 이른바 ‘공부하는 학생 선수’들을 돕겠다는 구상이라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KBSA 핵심 관계자는 17일 “KBSA 김응룡 회장께서 지난 15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을 찾아 KBO 정운찬 총재와 아마야구를 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를 하셨다. 특히 고사위기에 빠진 대학야구를 정상화할 수 있는 길을 함께 모색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귀띔했다.

KBO 역시 “오는 8월 열릴 신인 2차 지명회의를 앞두고 10개구단 단장들이 모여 아마야구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난상토론이 될 가능성도 있지만 전체 구단의 뜻이 아마야구를 살려야 한다는 쪽으로 모이고 있어 어느 정도는 결과를 내지 않을까 기대한다. 다만 아마야구는 KBSA가 주관하는 영역이라 프로에서 먼저 대안을 제시하기에는 절차 등의 문제가 있다. 드래프트 방식 변화를 기본으로 협조 요청이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김응용 회장.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KBSA측은 “고교와 대학야구 선수를 둔 학부모들이 다양한 경로로 현 시스템의 부당함을 전해오고 있다. 부모님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부 학생들에게만 혜택을 주기는 어렵다. 프로 진출에 실패한 학생 선수들에게도 진로가 열려야 한다는 공감대는 KBSA 내에서도 이미 크게 자리를 잡았다. 대한체육회와 함께 길을 뚫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만 알아달라”고 강조했다.

학습권 보장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현 고교 2학년, 대학 3학년 학생 선수들이 공부와 운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한계가 있다는 게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과도기라 어쩔 수 없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계층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하필 ‘내 자녀’가 희생양이 되는 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KBSA측은 고교야구에 도입한 투구수 제한이나 대학야구 주말리그 폐지 운동 등도 결과적으로는 자녀의 진로 걱정에서 발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초, 중학교 학생선수들은 수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제도에 적응해야 한다. 이들이 KBO 드래프트나 대학 입시에 참가하는 향후 3, 4년 뒤에는 학생선수들도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는 게 당연한 것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공부하기 싫어 운동을 선택하는 시대가 종식을 선언한다는 의미다.

[포토] 화이팅 외치는 2019 KBO 신인 1차 지명 선수들
‘2019 KBO 1차 신인드래프트’가 25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정운찬 총재(앞줄 가운데)와 1차 지명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수도권 구단의 한 단장은 “일본 소프트뱅크의 경우 드래프트로 선발하거나 육성선수로 뽑은 선수들 중 사회인으로 제 몫을 할 것으로 보이는 인원을 추려 자사 계열사에 사원으로 보내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한다. 기본적인 학습능력이 뒷받침 된 선수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데 드래프트 방식 변화 뿐만 아니라 계열사와 연계해 야구를 그만두는 선수의 진로 문제도 구단이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BO와 KBSA 관계자들은 그 대안으로 전국 17개 시·도 지방자치단체에 실업팀을 창단해 전국체육대회 야구 일반부 대회를 증설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이해관계 등을 따져보면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실업야구가 부활해 학생 선수들의 선택지가 넓어지면 자연스럽게 아마야구 입시정책도 변화하지 않겠느냐는 견해다.

KBO와 KBSA 모두 “아마야구가 프로야구의 젖줄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생활체육과 엘리트 스포츠를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는 야구 뿐만 아니라 한국 체육계 전체가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다. 사실상 자취를 감춘 프로-아마 발전위원회 개최 등을 통해 머리를 맞대고 지속적으로 논의해 한국형 야구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