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

[LA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LA 다저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등판이 오는 16일(한국 시간)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으로 확정됐다. 5월3일 애리조나 다디아몬드백스전 이후 105일 만의 빅리그 복귀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13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앞서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전에 복귀하고 로스 스트리플링과 마에다 겐타는 불펜 보직을 맡는다”고 밝혔다. 전날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재활 등판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복귀 시점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류현진, 스트리플링, 마에다 등 3명 가운데 한 명이 샌프란시스코전 등판 옵션”이라고 여운을 남기기는 했다. 코칭스태프와 논의를 거쳐 일단 선발 로테이션을 교통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허벅지 부상으로 10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오른 알렉스 우드는 15일 자이언즈전에 복귀할 예정이다. 따라서 홈에서 벌어지는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와의 3연전에는 클레이튼 커쇼(5승5패 2.58)-알렉스 우드(7승6패 3.58)-류현진(3승 2.12) 등 좌완 3명이 줄줄이 투입된다.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의 후반기 첫 격돌이다. 올시즌 팀간 전적에서는 다저스가 6승7패로 열세다.

다소 예상보다 이른 샌프란시스코전 복귀는 본인의 강력한 의사가 코칭스태프에 전달된 까닭인 듯하다. 류현진은 싱글A 랜초 쿠가몽가에서 첫 번째 재활피칭을 한 뒤 “내일이라도 당장 빅리그에 복귀해도 된다”며 투구에 전혀 이상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에 로버츠 감독은 빅리그 복귀에 대해 “6이닝 90개 투구가 가장 이상적이다. 두 차례 더 마이너리그에서 재활피칭을 할 것”이라며 류현진의 바람을 일축했다. 하지만 지난 8일 네바다 리노에서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소속으로 5이닝 5안타 1실점 한 류현진은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감독에게 재활피칭은 더 이상 필요없다는 메시지를 다시 보냈다.

다저스는 우드와 류현진의 복귀로 선발 투수가 7명이 됐다. 불펜 보직으로 돌린 2명이 모두 우완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5인 로테이션 가운데 우완은 신인 워커 뷸러가 유일하다. 지난 11일 콜로라도전에 선발 등판했던 마에다는 마무리 켄리 얀선의 심장박동 이상 후 불펜 대기가 예상됐던 터다. 다저스는 지난 시즌에도 9월 막판부터 포스트시즌까지 마에다의 보직을 바꿔 큰 효과를 봤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금전적인 손해를 보게 된다. 마에다는 2016년 입단 때 개런티 연봉(325만 달러)은 작고 인센티브가 큰 8년 계약을 맺어 논란을 빚었다. 90이닝 후 10이닝 마다 25만 달러씩 추가되고 선발 등판은 15경기부터 5경기 마다 100만 달러씩 쌓인다. 2016년 첫 해 개런티 연봉 312만5000 달러에 인센티브로 무려 725만 달러를 추가로 받기도 했다. 반면 스트리플링의 불펜 보직 전환은 로버츠 감독에게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 올해 메이저리그 3년차인 스트리플링(8승3패 2.62)은 전반기에 8승2패 방어율 2.08로 생애 첫 올스타게임에 출전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발가락 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입문 후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전에 가장 많이 등판했다. 올시즌 한 차례를 포함해 모두 13경기에 선발로 나서 4승6패 방어율 3.36을 기록했다. 지난 4월28일 AT&T 파크 원정에서는 5.2이닝 동안 4안타(2홈런) 7삼진 2실점을 기록했고 승패는 없었다. 다저스와 류현진에게 잔여 43경기는 승부의 분수령이다. 5년 연속 지구우승을 차지했던 다저스는 애리조나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3위 콜로라도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마무리 얀선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숙제까지 떠안았다. 류현진도 향후 등판 결과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과 오프시즌 FA 계약이 좌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