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배우 조인성이 영화 ‘안시성’(김광식 감독)으로 추석 특수를 노린다.

‘안시성’은 동아시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를 이끈 고구려 안시성 전투를 스크린으로 옮겨놓은 영화. 당태종 이세민(박성웅 분)이 이끄는 20만 대군을 양만춘(조인성 분)이 성주로 있는 안시성 5000 군사들이 맞서 싸우는 전투씬들이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군사의 수만 비교해서는 결코 적수가 될 수 없지만 양만춘은 성민들을 지켜야한다는 일념으로 한치의 물러섬도 보이지 않는다. 영화 속 대사 중 마음에 남는 대사를 묻자 조인성은 “‘누구를 따르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나는 성주로서 성을 지킬 뿐이다’라는 대사”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이 사람은 성을 잘 지키고, 이 안에서 특별한 야망 없이 자유롭게 살려는 인물이다. 무슨 욕심이 있겠나. 그런 모습에 출발한 캐릭터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렇게 안시성을 지키려고 한 일이 고구려를 지킨 일이 됐다. 작은 목적에서 시작했는데 큰 성과를 얻은 것이 됐다. 어떻게 안시성이 당나라를 이길 생각을 하고 싸웠겠나. 그냥 지키자는 마음뿐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인공인 사물(남주혁 분)이 승산이 없는 싸움에 나서지 말자는 말을 하자 양만춘이 “넌 이길 수 있을 때만 싸우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이 역시 의미 심장한 대사로 관객들의 뇌리에 남을 만하다. 조인성도 “그 대사도 좋았다. 특히 이 대사는 철학적이고 중의적이다”라면서 “이 작품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번 추석 연휴를 겨냥해 19일 일제히 개봉한 영화들과의 팽팽한 경쟁을 펼쳐야하는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조인성은 “해보는 거다”라며 영화 속 양만춘의 대사와 일맥상통하는 말을 했다.

조인성

그런 조인성은 “이 영화는 또 다른 의미에서 참 귀하다”고도 했다. 이유는 “영화산업이 이런 영화를 많이 안 할 것”이라고 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한 인물에 집중한 200억짜리 영화를 또 만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멀티캐스팅을 해서 역할을 분담해서 가는 영화가 많아지고 있다. 아이돌그룹도 그렇지 않나. 그런 걸 봤을 때 한 배역에 돈을 많이 들여서 집중하는 영화를 또 할까 싶다.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이런 걸 또 할 수 있을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가 참 귀하다.”

그러면서 “역대 추석 영화 중에서 가장 고생한 영화라는 생각도 든다”며 웃었다. 어마어마한 전장씬들을 찍으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는 말이었다. 영화에서 보여준 캐릭터들의 전우애는 동료배우들의 전우애로 연결되기도 했다. 조인성은 “마지막에 우리가 활을 쏘는 장면을 찍을 때는 극중에서는 전쟁이 끝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쏘는건데, 우리는 이 영화 촬영이 끝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활을 당겼다. 우리는 이거 (촬영) 안 끝나는 거 아니야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힘들어하며 찍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이번 영화로 얻은건 사람”이라고 의미를 두며 함께 호흡한 배성우 성동일 남주혁 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차례로 밝혔다. 먼저 영화 ‘더킹’(2017)에 이어 다시 만난 배성우에 대해서는 “이제 성우형은 제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됐다. (양만춘의 부하였던 풍과 활보 역의) 오대환과 박병은 등 다른 배우들은 빼놓을 수 있다는 말은 아니지만, 특히 성우형이랑은 서로 위로 할 수 있는 사이가 됐다. 그게 중요하다. 내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조인성

뒤이어 성동일에 대해서는 “제가 제대하고서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빼고 한 작품도 뺴놓지 않고 같이 했다.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싶은데 그렇게 됐다. 서로 마음이 통했던 것 같고,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고마운 형이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남주혁에 대해서는 “너무 기특하다. 제 어릴 때가 생각나기도 한다. 키도 비슷하고 모델 출신인 것도 그렇다. 그런데 난 첫 영화를 완전히 실패했는데, 주혁이는 200억 짜리 영화에서 주연으로 이렇게 잘 해냈다. 나보다 낫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인성이 동료배우들과 남다른 마음으로 찍은 ‘안시성’은 과연 관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안시성’에서 보여준 전투처럼 승리의 기쁨을 맛볼수 있을지 주목된다.

cho@sportsseoul.com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