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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수원=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김민재(22)는 할 만큼 했다.

전북 수비수 김민재는 19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에 선발 출전해 맹활약했다. 전북이 실점하지 않고 3-0으로 앞서 연장으로 가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전북은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지만 김민재의 활약상은 뚜렷하게 빛났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앞에서 자신의 매력을 뽐냈다.

전북은 전반 11분 아드리아노가 일찌감치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6분 최보경, 26분 김신욱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3-0 리드를 잡았다. 전북 특유의 묵직한 공격으로 수원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다득점 뒤엔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수비의 공헌이 있었다. 전북에겐 다득점만큼이나 무실점이 중요했다. 한 골을 허용하면 똑같이 한 골이 필요한 상황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수비 쪽에서어떤 식으로는 버티는 경기 양상으로 가야 했다.

허무하게 무너진 지난 1차전과 달리 전북은 견고한 수비벽을 세웠다. 중심에는 김민재가 있었다. 김민재는 후방에서 자신의 장기인 강력한 피지컬을 이용한 1대1 싸움에서 수원 공격수들을 압도했다.

수원은 공격 숫자는 최소화하고 수비에 집중했다. 데얀이나 사리치, 한의권 등이 역습을 시도할 뿐이었다. 전북은 라인을 올리고 적극적으로 공격했기 때문에 역습을 맞고 위기에 놓이기 쉬웠다. 실제로 김민재가 최후방에서 상대 공격수들과 만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하지만 김민재의 대인마크 능력은 수원이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수원 공격수들은 김민재와 붙을 때마다 허무하게 공을 빼앗기거나 실수했다. 몸싸움뿐 아니라 스피드도 좋은 김민재를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김민재는 후반 중반을 지나면서 다리에 근육 경련을 호소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체력적으로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았는데 강행군을 벌였기 때문에 아직까지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김민재는 몇 차례 결정적인 장면에서 몸을 날려 실점을 막아냈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정신력으로 버티며 수원의 공세를 막았다.

김민재는 본업인 수비뿐 아니라 현대축구가 센터백에게 요구하는 빌드업 능력도 마음껏 과시했다. 한 번 공을 빼앗으면 쉽게 버리지 않고 동료에게 연결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공격수들의 압박을 유려하게 벗어난 후 전진 패스를 제공해 공격의 시발점 역할까지 했다. 벤투 감독이 센터백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을 그대로 수행했다. 이날 김민재의 패스성공률은 76.3%였다. 팀 평균 70.8%를 상회하는 수치다. 공격적인 전진 패스를 자주 시도한 것을 감안하면 성공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벤투 감독도 김민재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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