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대종상 영화제의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대종상 영화제(이하 대종상)은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유지된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최근 과거의 영광과 달리 후보들의 불참 등 계속된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는 출품제를 폐지하고 개봉작을 대상으로 작품 심사를 결정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알렸지만 결과는 달랐다.

지난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제55회 대종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하지만 여전히 수상자 중 절반 이상이 참석하지 않아 대리시상이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영화나 수상자와 관계 없는 이가 대리수상을 하는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영화 ‘남한산성’(황동혁 감독)의 음악감독을 맡은 사카모토 류이치가 음악상을 수상했고, 가수 한사랑이 무대에 올라 대리수상한 것. 시상 당시 제작사 사이런픽처스 김지연 대표가 대리수상을 위해 움직였지만 한사랑이 갑작스럽게 무대로 오르는 바람에 그가 대리수상을 하게 됐다.

또한 ‘남한산성’의 김지용 촬영감독이 촬영상을 수상하고 다른 인물이 대리수상을 하려 하자 김지연 대표는 “커뮤니케이션이 잘못된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한사랑의 이름은 영화제 다음날인 23일까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그에 대한 관심과 사카모토 류이치 혹은 ‘남한산성’과의 관계에 대해 궁금증이 높아졌다. 이에 23일 대종상 조직위원회 측은 “지난 22일 열린 제55회 대종상의 영화 ‘남한산성’ 음악상의 한사랑과 촬영상의 라아리의 대리수상에는 문제가 없다”며 “음악상을 수상할 류이치 사카모토 감독은 미국에서, 촬영상을 수상할 김지용 감독은 프랑스에서 스케줄이 있어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에서 ‘남한산성’ 제작사에 연락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각 협회(한국영화음악협회, 한국촬영감독협회)의 추천을 받아 대리수상자를 선별했다. ‘남한산성’ 제작사 김지연 대표의 행동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또한 음악상과 더불어 조명상을 수상한 ‘남한산성’ 조규영 감독 대신 관계 없는 인물이 대리수상하기도 했다. 이에 트로피의 행방에 대해서도 많은 궁금증이 모아졌다. 이에 대해서도 대종상 조직위원회 측은 “조명상의 대리수상은 한국영화조명감독협회의 정성면 부이사장 겸 이사가 수상했다”며 “트로피는 현재 조명협회에서 보관하고 있으며 수상자인 ‘남한산성’의 조규영 감독에게 전달할 예정”이라 해명하기도 했다.

대종상 조직위원회 측이 두 번의 보도자료를 통해 해명했지만, 문제의 원천이 된 대리수상에 대해서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만한 설명은 없었다. 오랜시간 한국 영화의 대표 시상식 중 하나로 명맥을 이어오는 대종상이지만 최근 불참 사태와 더불어 매회 계속되는 잡음까지 아쉬움을 전하고 있다. 한 때는 영광의 시상식이었던 대종상이지만 이제는 ‘대충상’, ‘대리수상의 아이콘’이란 오명을 가지게 됐다. 과연 대종상은 다시 절치부심해 일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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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대종상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