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팀킴 김영미 \'김경두 부회장은 선수들 앞에서도 욕설을 했다\'
경북 여자컬링팀 ‘팀킴’이 대한체육회에 제출한 호소문과 관련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영미가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김경두는 우리가 더 주목받기를 원하지 않았다.”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연 여자 컬링 전 국가대표 ‘팀 킴(Team Kim·경북체육회)’은 작심한듯 한마디 한마디 이어갔다. 스킵 김은정을 비롯해 김경애(서드), 김선영(세컨드), 김영미(리드), 김초희 등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 신화’를 쓴 주인공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김선영이 대표로 최근 지도자가 낸 반박문에 대해 재반박하는 글을 적어 취재진에게 돌렸고 기자회견에서는 김은정과 김영미가 중심이 돼 취재진 질문에 답했다. 이들은 “한달, 두달, 1년을 기다리면 지도자들이 변하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러나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그들은 선수들이 더 성장하고 주목받기를 원하지 않았다. 운동하는데 어려움을 느껴서 호소문을 냈다”고 입을 모았다.

팀 킴은 지난 6일 대한체육회와 경북체육회, 의성군 등에 14페이지 분량의 호소문을 보냈다. 팀 킴의 대부 구실을 한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그의 딸 김민정(여자팀), 사위 장반석(믹스더블팀) 감독이 언제부터인가 자신들을 사적인 목적을 위해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전 부회장에게 폭언과 욕설을 들었고 대회 출전 포상금도 지도자가 일방적으로 관리해 배분받지 못했다고 했다. 또 선수들이 감독 자녀 어린이집 행사에 강제 동원됐다는 내용도 폭로됐다. 다음 날 장 감독은 선수 동의로 별도 통장을 만들어 상금을 팀 훈련, 대회 참가비용으로 썼다고 주장했고 어린이집 행사건도 개인적인 부탁이었다며 팀 킴의 주장에 반박문을 냈다.

그러나 김 전 부회장의 폭언에 대해서는 반박하지 못했는데 곧바로 그의 녹취 파일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김영미는 “녹취 당시 내가 있었다. 김경두 교수는 내 앞에서 막내 초희 욕을 했다. 다른 사람에게 우리 욕을 얼마나 했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포상금에 대해서도 김은정은 “(상금 활용에)동의한 적이 없다. 2015년 전엔 월드투어 등에서 뛴 상금을 배분했다. 그러다가 김경두 교수와 지도자들은 ‘돈이 없다’면서 훈련비로 써야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상금 배분을 언급하면 김 교수는 ‘너희는 올림픽에 가기 싫다는 것이냐’는 식으로만 답했다. 우리가 알고 싶은 건 국가대표가 된 뒤 체육회 지원금을 받았음에도 상금을 훈련비에 사용했는지 여부다. 그것만큼은 밝혀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폭언이나 금전적 문제 외에 팀 킴 사태를 주목하는 건 컬링계에서 막강한 힘을 과시해온 김 전 부회장이 가족 중심으로 대표팀과 클럽을 장악하려고 한 데 있다. 올림픽 스타로 떠오른 김은정을 훈련에서 배제하고 언론 인터뷰를 직접 통제하거나 팬이 보낸 편지를 먼저 뜯어보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일삼았다. 경북체육회 출신 선수들의 과거 사례 제보도 이어지면서 ‘김경두 왕국’으로 묘사된 컬링계가 떠들썩했다. 이에 대해 김선영은 “올림픽 때도 믹스트존에 나가기 전 감독은 ‘김경두 교수, 김민정만 언급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선수가 성장하면 그들이 우리를 마음대로 다루지 못한다. 그래서 (선수 가치가) 적정선을 넘으면 막았고 다른 말을 못하게 했다”고 털어놨다. 김영미는 “과거부터 이런 일이 반복된 건 경북컬링을 너무 한 가족이 독식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기자회견엔 올림픽 당시 팀을 도운 피터 갤런트 코치도 팀 킴을 지지하는 입장문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그는 “김민정 감독은 ‘헤드코치’로 대우받기를 원했지만 전문성은 선수보다 부족했다. 그는 기껏해야 훈련 시간의 10%만 링크에 나왔다”며 김 전 부회장 힘을 앞세워 자질 없는 가족이 대표팀을 지배했다고 비판했다. 팀 킴은 “우리가 바라는 건 지도자 교체다.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더 큰 목표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도자들은 이날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았다.

이제 ‘팀 킴’ 사태는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합동감사로 이어진다. 문체부 총괄 아래 문체부 2명, 경북체육회 2명, 대한체육회 3명 등 7명이 감사반을 구성해 19일부터 내달 7일까지 15일 동안 감사에 나선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