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의 날 스윙키즈 PMC 포스터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연말 영화에 외국인 배우들이 출몰하고 있다.

오는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에 세계적인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이 출연하고, 다음달 19일 개봉하는 영화 ‘스윙키즈’(강형철 감독)에는 브로드웨이 최고 탭 댄서이자 배우인 자레드 그라임스가 나선다. 뒤이어 12월 26일 개봉 예정인 영화 ‘PMC:더 벙커’(김병우 감독)를 통해서는 영국 배우 제니퍼 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뱅상카셀-제니퍼엘
영화 ‘국가부도의 날’의 뱅상 카셀(위)와 영화 ‘PMC:더 벙커’의 제니퍼 엘.  제공|CJ엔터테인먼트

이처럼 연말 극장가를 수놓을 영화들에 외국인 스타 배우들이 줄을 이어 눈길이 모인다. 몇해전부터 국내 영화들에 굵직한 외국인 배우들이 나서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한국영화의 한 트렌드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16년 ‘인천상륙작전’(이재한 감독)에 영화 ‘테이큰’ 등으로 유명한 헐리우드 스타 리암 니슨이 출연해 화제가 됐고, 지난해에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에서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송강호와 더불어 주연으로 활약해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곽경택 감독의 새 영화로 현재 촬영 중인 ‘장사리 9.15’에는 할리우드 섹시 스타 메간 폭스가 출연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기도 하다.

국내 스크린에서 해외 스타들이 맹활약하는 현상에 대해 트렌드가 아니라 필수라는 의견도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한국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실화 소재의 영화들이 많다. 굴곡 많았던 우리 근현대사는 외국의 영향이 많았다. 눈높이가 높아진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퀄리티의 영화를 선사하려면 극중 외국인의 등장이 당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런 점에서 해외 배우 캐스팅은 선택사항에서 필수요소가 되는 분위기”라고 봤다.

이어서 “한국영화들의 규모와 퀄리티가 높아지고, 해외에서도 알아주는 수준이 되면서 해외 배우들이 한국영화 출연에도 긍정적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덕분에 최근 영화들에서는 해외 배우들의 비중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카메오부터 특별출연까지 캐스팅으로도 이목을 끄는 효과가 있지 않나. 한때 개그맨을 출연시키는 것도 유행이었고, 아이돌을 주조연급으로 한명씩 넣는 건 이제 하나의 흥행공식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해외 스타의 캐스팅은 더 효과가 클 수도 있다. 비중있는 해외 배우의 출연이 영화의 무게감을 다르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국가부도의 날 뱅상카셀

한편, ‘국가부도의 날’는 외환위기가 있던 1997년, 국가부도까지 일주일이 남은 상황에서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티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외환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 여기서 뱅상 카셀은 IMF(국제통화기금) 총재 역을 맡았다. 당시 IMF 총재였던 미셸 캉드쉬가 프랑스 국적인 것이 고려된 것.

자레드 그라임스

또한, ‘스윙키즈’는 1951년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오합지졸 댄스팀이 결성되는 이야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위한 공연의 메인 댄서로도 활약하는 등 탭 댄스 최고봉으로 꼽히는 자레드 그라임스는 이 영화에서 오합지졸 댄스단의 리더 잭슨 역을 맡아 수용소 내 오디션을 통해 멤버들을 선발,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을 그린다.

PMC더벙커_캐릭터포스터_3.맥킨지

‘PMC:더 벙커’는 사고로 불명예 제대후 글로벌 군사기업(PMC)의 캡틴이 된 에이헵(하정우)이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받아 지하 30M 비밀벙커에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킹스 스피치’와 ‘오만과 편견’에 출연해 유명한 제니퍼 엘이 CIA 팀장 역을 맡아 PMC 핵심팀 블랙리저드를 벙커 안으로 투입한다.

연말 영화를 점령한 이들의 활약이 관객들에게 어떤 호응을 일으키며 영화 흥행을 견인할지 주목된다.

cho@sportsseoul.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