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두산 박세혁,
두산 베어스 박세혁이 2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퓨처스리그 2차 서머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몸을 풀고있다. 2018.09.02.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두산은 지난 9년간 팀의 주전포수였던 양의지 잡기에 실패했다. 박세혁(28) 장승현(24) 이흥련(29) 등 기존 포수진으로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인데 과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양의지는 지난 시즌 133경기에 출전해 0.358의 타율에 23홈런 84득점 77타점을 기록했다. 주로 5번타자로 나서면서 한방과 정확도를 모두 과시했다. 두산 입장에서는 양의지가 빠지면서 당장 클린업트리오를 재구성해야하는 처지다.

박세혁(28)은 89경기 194타석에서 타율 0.282에 48안타 3홈런 37득점 22타점을 기록했다. 503타석에 선 양의지 만큼 타석에 선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 타율을 유지한다면 산술적으로는 120안타 8홈런 정도를 칠 수 있다. 타점은 50타점 내외다. 정확도와 장타력 등 모든 면에서 양의지에 비교할 바는 아니다. 박세혁은 본래 공격력에서 더 후한 점수를 받은 선수로 김태형 감독은 그의 타격 능력을 살리기 위해 간간이 선발 우익수로 기용하기도 했다. 꾸준한 출장으로 잠재능력을 폭발시킬 수 있느냐가 변수다. 만약 많은 경기출장에 따른 체력부담이 타격에 영향을 미친다면 충격파는 너무 커진다.

[포토] 두산 함덕주-장승현 \'이겼다\'
2018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투수 함덕주가 경기 후 포수 장승현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8. 8. 7.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송구능력과 블로킹 등에 있어서는 큰 걱정은 되지 않는다. 양의지가 도루저지율 37.8%로 도루를 가장 많이 저지했지만 박세혁 역시 31.8%라는 수준급 도루저지율을 기록했다. 어깨만 놓고 보면 양의지 보다 더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로킹 등 다른 수비능력도 평균 이상의 능력을 자랑한다.

투수리드와 볼배합은 의문부호다. 타팀에 가면 주전포수감이라는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경기 경험을 양의지와 비교할 수는 없다. 지난 시즌 박세혁은 포수로 366.1이닝을 소화했다. 백업포수로는 비교적 많은 이닝을 커버했지만 타팀 주전포수들 대부분은 포수 수비 800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에 비해서는 반도 안된다.

그래도 희망을 거는 것은 출장 경기수가 어느덧 300경기 가까이 됐다는 점이다. ‘포수가 온전히 제 몫을 하려면 최소한 출장경기수가 300경기는 돼야한다’는게 야구계 속설인데 2012년 입단한 박세혁은 통산 297경기에 출장해 300경기에 근접했다. 충분히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초가 탄탄히 다져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적으로 두산은 박세혁 외에도 수비력에서는 주전보다 낫다는 장승현과 삼성에서 백업포수로 244경기를 뛴 이흥련도 버티고 있다.

지난 시즌 강민호의 이적과 김태군의 군입대로 어려움을 겪은 롯데와 NC의 경우 주전급은 물론이고 300경기 가까이 간 포수가 없었다. 롯데 나종덕은 지난해 5경기에 나온 완전 신인이었고, 뒤늦게 주전포수로 나선 안중열도 전년도까지 불과 99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NC 신진호 박광열 등도 1군에서 포수로 100경기도 채우지 못했다. 300경기 이상 뛴 정범모를 한화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와 급한 불을 껐지만 포수가 하루 아침에 성장할 수 없음을 몸으로 실감했다. NC가 천문학적 액수를 투자해 양의지를 영입한 배경이기도 하다.

두산은 대대로 포수 왕국이라는 칭호가 따라다녔다. 최대어 양의지를 내줬지만 가능성 있는 자원들은 많이 있다. 다만 이들이 얼마나 빠른 시간안에 잠재능력을 터뜨려 주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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