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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운데)가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베이스볼콤플렉스에서 열린 키움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들의 불펜피칭을 바라보고 있다. | 윤세호기자 bng7@sportsseoul.com

[애리조나=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키움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박찬호는 인스트럭터를 맡아 일주일 동안 키움 투수들의 불펜피칭을 관찰하고 아낌없이 조언을 건넬 계획이다.

시작은 지난 14일(한국시간)이었다. 박찬호는 안우진과 최원태, 김선기 등의 라이브 피칭을 직접 지켜본 후 이들과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다. 안우진에게 박찬호와 어떤 대화를 나눴나고 묻자 “정말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정확하게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고 불펜피칭도 2스트라이트 3볼 풀카운트라는 심정으로 던져야 한다고 하셨다. 투수에게 필요한 여러가지 루틴과 보강 훈련도 알려주셨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안우진과 대화를 나눈 후 직접 캐치볼까지 하면서 자신 만의 노하우를 전달했다.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박찬호는 지난해에도 키움 스프링캠프를 찾아 후배 투수들과 함께 했다. 훈련 후 투수들을 모아놓고 강연도 했다. 최원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박찬호 강연에 자진 참가했다. 박찬호는 최원태에 대해 “좋은 것을 많이 갖고 있는 투수다. 원태를 비롯해 키움에 좋은 투수들이 정말 많다”며 “체격부터 다르지 않나. 우리 때는 야구선수들이 다 말랐다. 키움도 그렇고 요즘 선수들은 체격부터 많이 좋아졌다. 미국 선수들처럼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역시절 애리조나에서 쌓은 추억도 돌아봤다. 박찬호는 “1995년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애리조나 가을리그에 참가했는데 당시 우리 팀에 제이슨 베리텍, 라트로이 호킨스 등이 있었다. 구단 별로 최고 유망주만 모아서 연합 팀으로 경기를 치렀다. 실제로 당시 만났던 선수들 대다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도 애리조나 가을리그와 같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젊은 선수들의 경우 시즌 후 실전이 더 필요할 수 있다. 실전을 통해 성장해야 하는데 시즌이 끝나면 아무 것도 못해서 아쉽다”고 주장했다. 박찬호의 말대로 메이저리그는 시즌 후 애리조나 가을리그를 통해 특급 유망주들에게 실전 경험을 쌓게 한다. 각 구단에서 최고 평가를 받는 유망주들이 나란히 집결하고 각 구단 스카우트도 애리조나에 모여 이들을 관심있게 지켜본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 또한 애리조나 가을리그 출신이다.

키움 장정석 감독도 박찬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 장 감독은 “투수들에게는 누구보다 박찬호가 하는 말이 귀에 잘 들어올 것”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매년 함께 시간을 갖자고 부탁했다. 캠프만 되면 찬호를 보고 싶어하는 투수들이 많다”고 박찬호와 인연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박찬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만났는데 벌써 여기 투수들이 내 아들 같다. 예전 생각도 많이난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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