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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DB

[인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같은 에이스이지만 상황이 달랐다.

박정아(26·한국도로공사)와 이재영(23·흥국생명)은 V리그 여자부를 대표하는 에이스다. 이재영은 624득점으로 정규리그 득점 2위에 올랐다. 박정아는 588점으로 4위를 차지했다. 막상막하의 두 선수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대결하며 정상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1차전에선 이재영이 웃었지만 2차전에서는 박정아가 판정승을 거뒀다. 2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가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경기 내내 압도한 끝에 원정에서 1승1패라는 만족할 만한 성적을 안고 김천으로 돌아갔다.

두 선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누구 한 명이 못한 경기는 아니었다. 박정아는 38.88%의 공격성공률로 17득점을 책임졌다. 이재영은 더 잘했다. 40.9%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1득점을 만들었다. 차이는 동료들의 지원에서 나왔다. 한국도로공사는 많은 선수들이 득점을 분담했다. 외국인 선수 파토우 듀크(등록명 파튜)가 20득점을 기록했고, 센터 라인에서는 정대영이 9득점, 배유나가 8득점을 보탰다. 전체적으로 득점이 고르게 분포됐다. 반면 흥국생명은 이재영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 베레니카 톰시아가 13득점에 그쳤다. 이주아가 7득점, 김세영이 5득점으로 분전했으나 한국도로공사 센터 라인에 미치지 못했다. 이재영의 부담이 큰 경기였다.

실제로 이재영은 이날 팀에서 가장 많은 35.2%의 공격점유율을 가져갔다. 톰시아(28.8%)보다 많았다. 이재영은 레프트라 공격뿐 아니라 리시브까지 담당한다. 디그도 15회 기록하며 리베로 김해란(22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책임졌다. 수비 부담도 있는데 동료들의 지원이 부족하다보니 이재영은 큰 부담을 안고 싸웠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이 “늘 고민이다. 김미연이 안 풀렸고, 톰시아도 위축됐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낸 부분이기도 하다.

이재영과 비교하면 박정아의 점유율은 31%로 낮았다. 파튜가 34.5%로 가장 많았다. 정대영은 19%를 분담했다. 이주아와 김세영의 점유율을 합친 수치(19.2%)와 거의 비슷했다. 노련한 세터 이효희의 운영 아래 여러 선수들이 공격에 고르게 가담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에이스의 부담은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정아는 “재영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끌고 가야 하는 입장이라 부담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면서 “그래도 우리 팀에 좋은 언니들이 많다. 파튜도 좋은 경기를 하고 있다. 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부담을 주지도 않는다”라며 동료들로 인해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2차전 완승의 비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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