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혁
LG 구본혁.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와 LG의 경기. 2019. 6. 9. 대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대구=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 19일 대구 삼성전에서 나온 홈런을 본 LG 관계자의 말이다. 구단 코칭스태프 및 관계자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한 ‘깜짝포’의 주인공은 루키 구본혁이다. 구본혁은 이날 경기 6회초 공격 때 2사 2루 상황에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백정현을 상대로 5구째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렸다. 구본혁의 홈런 타점은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LG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구본혁이 프로 첫 안타를 결승 홈런으로 기록했는데 정말 잘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류 감독의 말처럼 이날 터진 구본혁의 프로 데뷔 첫 홈런은 데뷔 첫 안타이기도 했다. 지난해 2차 2차 6라운드 55순위로 LG의 부름을 받은 구본혁은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올시즌 2루수와 3루수로도 출전해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이날도 5회말 수비 때 3루수 김재율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고, 공수에서 눈도장을 찍었다. LG 관계자는 “보통 신인 선수의 최초 기록은 차례대로 나오는데 구본혁은 첫 안타, 홈런, 타점까지 한 번에 달성했다”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구본혁의 활약은 LG에 반가운 일이다. 현재 LG의 취약 포지션은 내야다. 특히 주전 3루수 김민성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가운데 김민성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올라온 대체 자원들의 활약이 미비하다. 류 감독의 낙점을 받은 백승현, 김재율은 모두 수비에서 불안함을 노출했다. 이런 가운데 등장한 구본혁의 활약은 선수 기용에 있어 경우의 수를 늘려줄 수 있다.

물론 아직 완벽히 검증되지 않은 구본혁을 당장 주전 3루수로 기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렇지만 취약한 내야, 그리고 주전 3루수의 공백 속에 피어난 구본혁의 존재감은 희망을 주기엔 충분했다. 특히 확실한 주인이 가려지지 않은 무주공산인 상황에서는 한정된 기회 속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구본혁은 “이제 시작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야구를 했던 날보다 앞으로 뛰게될 날이 더 많을 것”이라며 “안타와 홈런도 좋지만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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