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류현진. 캡처 | LA다저스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결국에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동양인 최초 평균자책점 타이틀 수성이 눈앞으로 다가왔으나 끝까지 안심할 수는 없다. LA 다저스 류현진(32)이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 등판에서 홈런에 웃고 홈런에 고개 숙였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95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 6피안타(2피홈런) 8탈삼진 0볼넷 3실점했다.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서 팀 승리를 이끌었던 것을 재현하듯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팀의 100승째를 이끌고 13승을 수확했다. 덧붙여 지난 2경기서 선발 등판한 클레이턴 커쇼와 워커 뷸러(각각 6이닝 4실점)보다 긴 이닝과 적은 실점을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1선발 등판 가능성도 부쩍 올라갔다.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활약이었지만 옥의 티도 있었다. 1회초 가렛 햄슨을 상대로 한 가운데 몰린 컷패스트볼이 솔로포로 이어졌고 7회초 샘 힐라드를 상대로 가운데로 몰린 체인지업 실투를 범해 투런포를 맞았다. 5회말 빅리그 통산 첫 홈런을 쏘아 올리며 웃었지만 홈런에 당하며 평균자책점이 2.35에서 2.41로 상승하고 말았다. 7회초 홈런을 맞지 않고 7이닝 1실점했다면 평균자책점 2.31로 타이틀을 확정지을 수 있었으나 결국에는 끝까지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을 의식할 수밖에 없게 됐다.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하고 있는 디그롬은 오는 26일 마이애미를 상대로 마지막 선발 등판에 임한다. 후반기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 중인 디그롬이 마이애미전서 7이닝 무실점할 경우 디그롬의 평균자책점은 2.43, 8이닝 무실점하면 2.41이 된다. 일단 디그롬이 8이닝 무실점을 하더라라도 류현진이 평균자책점 소수점 두 자리서(류현진 2.40797·디그롬 2.414634)서 앞서기 때문에 류현진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변수는 앞으로 일정이다. 로테이션대로 간다면 류현진의 올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은 오는 29일 샌프란시스코와 원정경기가 된다.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희망이 사라진 샌프란시스코지만 상대가 100년 라이벌인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목표로 리그 최고승률을 바라본다면 샌프란시스코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3연전이 고비가 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전에서 평균자책점이 상승하면 다잡은 타이틀을 놓치는 허무한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결국 디그롬의 26일 마이애미전과 다저스의 향후 계획이 중요해졌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최고 승률에 초점을 맞추면 류현진 또한 전력을 다해 샌프란시스코를 상대해야 한다. 현재 다저스는 리그 최고 승률에서 뉴욕 양키스와 휴스턴에 밀리고 있다. 반대로 로버츠 감독이 오는 10월 4일부터 열리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 중점을 두면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전서 짧은 이닝만 소화하거나 샌프란시스코전을 거를 수도 있다. 디그롬과 다저스 구단 방향에 따라 류현진의 동양인 최초 평균자책점 타이틀 성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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