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SK 염경엽 감독, 플레이오프 준비 중!
SK 염경엽 감독이 13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9 KBO리그 SK와 키움의 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두고 타격 훈련을 하는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벼랑 끝에 몰렸다. 또 정공법일까, 아니면 변칙전략일까.

키움을 상대로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2연패 수렁에 빠지며 탈락 위기에 몰린 SK 염경엽 감독이 3차전 최상의 밑그림을 고심 중이다.

염 감독은 역사적으로 ‘강대 강’ 정공법을 즐긴다. 이전 넥센(현 키움) 시절부터 승부처에서 정공법을 발휘, 수차례 완벽하게 적중하면서 승승장구했다. 다만 올시즌 PO에서는 원하는대로 퍼즐이 이뤄지지 않아 답답한 심정이다. 염 감독은 지난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PO 1차전에서 불펜진을 총동원하는 ‘벌떼 야구’를 선언한 키움에 맞불을 놓았다. 무실점 역투를 펼친 선발투수 김광현이 5회까지만 마운드를 지켰고 이후 7명의 투수가 등판했다. 다만 연장 승부처에서 교체 타이밍이 아쉬웠다. 염 감독은 10회 초 1사 1루에서 박민호를 내리고 문승원을 투입했다. 문승원은 송성문을 삼진, 김혜성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으면서 무실점 마운드를 이어갔다. 문제는 승부가 갈린 연장 11회 초였다. 시리즈 준비 기간 문승원의 구위에 확신을 품은 염 감독은 지속해서 그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그러나 첫 타자 박정음을 삼진으로 잡은 문승원은 이후 서건창에게 이날 첫 장타(2루타)를 허용했다. 급기야 김하성에게 또 2루타를 얻어맞아 0의 균형이 깨졌다. 하지만 염 감독은 문승원을 그대로 마운드에 뒀다. 흔들린 문승원은 결국 이정후에게 1타점 적시타를 추가로 허용했고, 박병호에게 몸에 맞는 볼까지 내주면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SK는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박희수가 제리 샌즈에게 또 적시타를 내줘 0-3으로 완패했다.

지난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PO 2차전도 그랬다. 염 감독은 정규시즌 이후 보름 이상 재충전한 앙헬 산체스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전날 불펜 투수 소모가 컸던 만큼 산체스가 최대한 버텨주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3-0으로 앞선 4회 초 김웅빈, 김규민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는 등 3-3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염 감독은 산체스에게 5회도 맡겼다. 결과는 씁쓸했다. 선두타자 김혜성에게 2루타를 허용한 산체스는 서건창에게 우전 적시타, 이어 김하성에게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끝내 다음 타자 이정후에게도 연속 안타를 내준 뒤 김태훈과 교체됐다. 염 감독도 정공법 실패를 인정했다. PO 2차전 종료 직후 “산체스는 구위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교체 타이밍을 5회 이후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5회초)김하성에게 (2점 홈런을)맞은 게 컸다”고 했다.

그나마 타선이 홈런 3방을 몰아치며 3차전 반등 묘책을 마련한 건 위안거리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포스트시즌처럼 단기 승부는 마운드와 수비에서 판가름이 난다. 벼랑 끝에 몰린 SK와 염 감독이 3차전 어떤 지혜로 돌파구를 마련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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