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3점포 유민상 \'웃음이 절로\'
2020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유민상이 6회말 무사2,3루 우중월 홈런을 날린 후 웃으며 뛰어나오고 있다. 광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이제 잘 친다고 뺏어가려고 해요.”

최근 10경기 유민상(31·KIA)의 타율은 무려 0.519에 달한다. 3경기 연속으로 멀티히트 이상을 기록하며 총 9안타를 쳤다. 초반 6경기를 치른 뒤 0.176까지 떨어졌던 시즌 타율을 5월의 마지막 날 3할로 끌어올린 뒤 6월에 돌입했다. 지난 2일 광주 롯데전은 그야말로 ‘유민상의 날’이었다. 4타석에 들어서 전부 안타를 기록했고, 5타점을 수확하며 자신의 한 경기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6회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3점포까지 뽑아내며 시즌 첫 홈런까지 기록했다.

유민상은 “초반 타격 밸런스가 너무 안 좋아서 내 장점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는 타격을 했다. 삼진도 너무 많이 당했다. 처음부터 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걸 다시 시작했다”며 “요즘은 감이 워낙 좋다. 아프지만 않으면 잘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내가 생각했던 대로 타석에서 투수들이 던져주는 등 운도 좋은 편이다. 거기에 막혀있던 장타까지 나왔다. 타구가 시꺼멓게 날아가더라. 최형우 저리 가라 할 정도의 타구였다. 너무 속 시원하다”고 후련해 했다.

이 맥락에서 최형우의 이름가 나오는 건 이유가 있다. 최근 유민상에게 맹타를 선사하는 방망이가 사실 그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래 주인은 최형우였다. 유민상은 “형우 형이 내가 못 쳐서 불쌍하다고 준 방망이다. 그걸로 잘 치기 시작해서 최근 타격감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홈런까지 쳤더니 이젠 잘 친다고 다시 뺏으려고 한다. 가진 게 많은 분이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KIA는 이미 5월 19~21일 롯데와 한 차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개막 5연승으로 출발한 롯데의 기세가 좋았던 시기였지만, KIA는 시리즈 전체를 싹쓸이하며 다크호스의 면모를 증명했다. 그러나 당시 유민상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고 교체로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2일 광주 롯데전을 통해 지난달 24일 SK전에 이어 올시즌에만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 기록을 또 세운 상태다. 유민상은 “오늘 최다 타점 경기를 했으니 다음엔 최다 안타 경기를 해보고 싶다. 5안타를 쳐보겠다”고 새 도전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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