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하는 민주당 임오경 의원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국내 양대 포털사이트 다음과 네이버가 스포츠 뉴스 댓글 잠정 폐지를 선언했다. 다음은 이미 스포츠 뉴스 댓글란을 없앴고, 네이버도 8월 중으로 댓글 기능을 막을 방침이다. 국내 최대 인기스포츠로 그간 악성 댓글로 인한 부작용으로 시름한 야구계는 포털사이트의 댓글 잠정 폐지 선언을 환영했다.

최근 악성 댓글에 고통받는 스포츠 스타들의 대처가 이슈가 됐다. 국내 최대 에이전시 중 하나인 리코스포츠가 소속 선수들에게 쏟아지는 악성 댓글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데 이어 LG 소속 오지환의 아내도 오지환과 가족들에게 온 악성 댓글에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 데 이어 실제 고소 절차에 돌입했다. 최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배구선수 고유민도 생전에 악성 댓글로 고통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앞서 시행된 연예 기사 댓글 폐지에 이어 스포츠 기사 댓글도 폐지되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었다.

이에 정치권이 나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유승민 위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스포츠뉴스 댓글 서비스 폐지’ 공개 요청글을 올렸고, 전직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 출신 임오경 국회의원이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정치권 인사가 포털사이트 관계자를 만나 악성 댓글이 주는 부작용과 심각성에 대해 논의를 하기도 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포털사이트 댓글 잠정 폐지 공지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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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기사 댓글 잠정 폐지를 선언한 네이버. 캡처 | 네이버

스포츠 선수들이 아무리 댓글에 신경을 안쓴다해도 대중에 노출돼 있는 직업 특성상 악성 댓글로 인한 부작용을 100% 회피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많은 선수들이 알게 모르게 자신을 향한 악성 댓글에 노출돼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팀을 이끄는 감독이나 단장, 그 외 구성원들도 마찬가지다. 악성 댓글은 분야나 위치를 가리지 않는다.

악성 댓글 피해 사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상황 속 나온 댓글 잠정 폐지 결정에 국내 최고 프로스포츠인 야구계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LG 류중일 감독은 “개인적으로 나는 댓글을 보지 않는다. 가끔 볼 때도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댓글이 없어지는 데에 찬성한다”면서 “선수들은 아마 댓글을 볼 것이다. 댓글이 과연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 생각해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며 “연예 기사도 댓글이 없어졌는데 그렇다면 스포츠도 없애주는 게 맞다고 본다”고 소신 발언했다.

선수들의 반응도 류 감독과 크게 다르지 않다. A구단 관계자는 “실제로 선수들 가운데 기사가 나간 뒤 달리는 악성 댓글 때문에 인터뷰를 고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댓글 잠정 폐지 결정에 선수들도 찬성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B구단 관계자는 “찬성하는 선수들이 많더라. 무분별한 악성 댓글이 마치 여론인양 둔갑돼 선수단에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댓글이 폐지되면서 선수 개개인의 SNS를 통해 악성 댓글이 쏟아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우선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에서 댓글 폐지를 선언한 것에 대해선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superpow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