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키움 러셀, 간결한 송구!
키움 히어로즈 러셀이 4일 고척 kt전에서 1-0으로 앞선 5회 심우준의 땅볼 타구를 잡아 송구하고있다. 2020.08.04.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KBO리그에 입성한 키움의 에디슨 러셀(26)은 공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동물적인 탄력으로 그물 수비를 펼쳐보이고 있다. 특히 서부시대 총잡이를 연상케 하는 빠른 송구동작이 연일 화제다. 흔히 ‘공을 뽑는다’고 표현하는 수비동작이 눈깜짝할 사이 이뤄진다. 그리고 1루수 미트를 향해 총알처럼 발사되는 송구 속도가 눈을 번쩍 뜨게 만든다.

강속구로 한·미·일 야구를 모두 경험한 이상훈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12일 경기에서 수비하는 러셀의 송구를 지켜보며 “국내 마운드에 한번 서지 않을까 싶다. 한번 해볼수도 있을듯 하다”라며 마운드에서 투구하는 러셀의 모습을 기대하기도 했다. 이날 한화전에서 러셀은 번개같은 송구와 함께 뛰어난 제구력도 뽐냈다. 수차례 내야땅볼을 처리하며 1루수 박병호의 미트에 한 치의 오차없이 모두 적중시켰다.

그러나 투수 전문가인 키움 손혁 감독은 러셀의 투수 등판에 대해 “유격수로 몸을 잘 만들고 있다”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손 감독은 “정말 투수가 없는 상황이 오면 상대팀에게 양해를 구하고 야수를 마운드에 올릴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선 보름동안 휴식없이 경기를 하다보면 야수가 등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KBO리그는)기본적으로 그런 상황을 막기 위해 엔트리 확대가 있다”라고 했다.

[포토] 키움 러셀, 매끄러운 백핸드 캐치!
키움 히어로즈 러셀이 4일 고척 kt전에서 1-0으로 앞선 5회 타자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고있다. 2020.08.04.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그러면서 손 감독은 러셀 뿐 아니라 다른 야수의 레이저 송구를 자랑했다. 손 감독은 “김하성도 기록을 보니 150㎞까지 나왔다. 이정후나 박준태도 빠르다”라고 했다. 김하성은 불펜에서 투구속도를 측정한 적이 있는데, 당시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으로 어지간한 투수의 기를 죽였다.

김하성은 11일 고척 한화전에서도 자신의 강한 어깨를 자랑했다. 0-1로 뒤진 4회 1사 1루에서 반즈의 파울타구를 좌익수 앞에서 잡아 2루를 향해 거침없이 뿌렸다. 그렇다면 러셀이 아닌 김하성이 야수 중에 예비투수 1순위일까. 손 감독은 “언급한 야수 중 한 명”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러셀 뿐 아니라 김하성, 김혜성, 이정후, 박준태 등 예비용 투수가 즐비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야수의 송구를 직접 받는 박병호의 생각을 어떨까. 그는 누구보다 정확하게 러셀의 구위를 체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래서 박병호에게 “러셀의 수비동작이 간결하고 공도 매우 빨라 보인다. 실제 1루수 미트로 잡을 때 다른 선수와 다른점이 있나”라고 질문했다. 박병호는 “김하성, 김혜성도 그렇게 한다”라고 했다. 기존 국내선수도 메이저리거 출신과 별 차이 없을만큼 뛰어나다는 답변이다. 팀리더 다운 현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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