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지난해 K리그1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강원FC는 1년 만에 파이널B로 떨어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2019년 강원은 K리그의 중심에 섰다. 김병수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패스 축구는 수비 중심적이고 결과지향적인 K리그 팀들의 성향과 반대되는 것이었다. 결과도 따라줬다. 강원은 파이널A에 진입했고, 부상자가 연이어 나온 시즌 막판 악재에도 불구하고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만큼 역동적인 축구는 구사하지 못했다. 1차 목표였던 파이널A 진입도 물거품이 됐다. 고무열과 김승대, 임채민 등 수준급 선수들이 합류했지만 오히려 성적은 하락했다. 불과 한 시즌 만에 팀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강원이 어려움을 겪은 가장 큰 이유로는 상대팀들의 철저한 대처를 꼽을 수 있다. 강원은 지난 시즌 경기를 지배하고 점유율을 올려 공격에 무게를 두는 축구의 정수를 보여줬다. 이를 목격한 K리그 팀들은 더 꼼꼼하고 세밀하게 강원전 맞춤 전술을 꺼내드는 경우가 많았다.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단순한 전술이지만 부분적이고 세세한 면을 강화해 강원을 공략했다. 전북 현대가 의외로 점유율을 포기하고 역습 전술을 택한 강원에 일격을 맞은 것만 봐도 상대가 어떻게 강원전을 준비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현영민 JTBC축구해설위원은 “K리그 팀들 분석력이 향상됐다. 올해만 봐도 점유율은 내주더라도 주요 지역에서 포지션을 잘 잡아 공격을 막아내는 팀들이 많았다. 잘 짜여진 패턴의 역습도 위력적이었고, 강원의 세트피스 약점도 잘 공략했다. 강원도 좋은 팀이었지만 대처 능력이 강화된 다른 팀들도 만만치 않았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상대의 대비에도 강원은 거의 매 경기 점유율에서 앞서가며 자신들이 원하는 축구를 했다. 그러나 결정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강원은 22경기에서 27골을 넣는 데 그쳤다.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도 없었다. 파이널A로 간 전북(한교원)과 울산 현대(주니오), 포항 스틸러스(일류첸코), 대구FC(세징야), 광주FC(펠리페) 등 다섯 팀에는 두 자릿수 득점자가 존재했다. 반면 강원은 김지현과 고무열이 6골을 넣은 최다득점자였다.

확실하게 해결할 스트라이커의 부재가 강원을 힘들게 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득점력이 좋은 김지현의 경우 출전한 19경기 중 9경기에서 교체로 들어갔다. 풀타임 출전은 7회에 그쳤다.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차라리 김지현을 풀타임으로 활용하는 게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22세 이하(U-22) 의무 출전 카드도 강원의 약점이었다. 강원은 U-22 카드가 부족해 교체 카드를 두 명만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 위원은 “외국인 스트라이커의 부재, U-22 카드로 인해 강원은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았다. 경기력에 기복이 있고,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커 후반 뒷심도 발휘하기 힘들었다”라고 지적했다.

결과는 아쉬움이 남지만 강원처럼 공격적이고 확실한 색깔을 갖춘 팀은 K리그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축구계의 전반적 의견이다. 실점하더라도 공격에 무게를 두고 전진하는 용기 있는 축구를 축구를 구사하는 팀은 많지 앟기 때문이다. K리그의 한 사령탑은 “적으로 만나면 까다롭지만 강원 같은 팀도 하나는 있어야 한다. K리그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강원도 잘 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