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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달콤했던 그녀들이 안방극장에 살벌하게 돌아오고 있다.

드라마 속 ‘캔디형’ ‘청순가련형’으로 남자주인공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과거의 여주인공들이 이제는 독하게 돌아와 안방극장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2010년대로 넘어오면서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는 보다 더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바뀌다. 여기에 엄마의 모성애와 같은 새로운 매력을 장착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시대의 변화에 맞게 인플루언서와 같은 직업군을 새로운 장치로 이용하며 재미를 더하고 있다.

김소연은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악역계의 한 획을 새롭게 긋고 있다. 2000년 MBC ‘이브의 모든 것’ 이후 20년만에 악역에 도전한 김소연은 잔혹하고 살벌한 악역 천서진로 안방극장을 사로 잡았다. 유진 역시 과거 걸그룹이나 캔디형 이미지를 완벽하게 벗어나 딸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마다하지 않고 복수를 감행하는 오윤희로서 천서진과 대립각을 제대로 세우며 지지를 얻고 있다.

TV조선 ‘복수해라’에서 강해라를 맡고 있는 김사랑 역시 거짓 스캔들에 빠진 인플루언서에서 화끈한 복수극을 예고하고 있다. 2015년 JTBC ‘사랑하는 은동아’ 이후 5년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김사랑은 과거 작품과는 다른 모습으로 복귀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 종영한 MBN ‘나의 위험한 아내’을 통해 3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정은도 섬뜩한 연기로 드라마를 이끌어 갔다. 과거 다양한 작품에서 다채로운 역할을 소화한 그는 이번에도 다시한번 변신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마쳤다.

최근 성인물과 청춘물로 양분화된 TV 드라마 시장의 변화와도 일정부분 맞닿아 있다. 과거에는 2~30대의 로맨틱 코미디나 속칭 어른들의 사랑이야기라 불리는 드라마도 한축을 맡아 이들을 소구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그 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특히 TV 시청률을 일정부분 담보하는 성인물, 속칭 막장드라마는 소재나 표현에서 점차 더 자극적이거나 강해지고 있다. 그래서 탄탄한 연기력과 높은 인지도를 가진 여배우들은 극의 진정성과 전개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선택받고 있기도 하다.

방송 관계자는 “악역이나 센 캐릭터는 여배우에게 연기 변신을 할 수 있는 기회다. 과거에 비해 많은 작품에서 이런 강한 배역이 많아졌다. 여배우들 역시 시대와 세대가 흘러가면서 자신과 맞는 캐릭터를 찾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