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 기자] 김희영 아나운서는 배우 김희애의 친언니다. 동생 김희애가 배우로 자신의 재능을 꽃피웠다면 김 아나운서는 MBC 아나운서로 시작해 현재 통일전문MC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상명여자대학교 불어교육과, 동국대학교 언론대학원을 졸업한 김 아나운서는 최근 KBS 한민족방송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서울입니다’로 7년 만에 KBS에 복귀해 청취자들을 만나는 중이다. KBS 한민족방송은 김 아나운서에게 친정과 마찬가지다. 프로그램이 론칭할 때 MC를 맡아 활동했다.

7년 만에 복귀한 김 아나운서는 “한민족방송은 처음 했던 방송이기도 하지만 북한을 몰랐던 상태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8년 넘게 생방송을 하면서 애착이 많았던 프로그램이었다. 40대 청춘을 바친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향 집에 다시 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방송을 하면서 북한 인권에 대해 알게 되고 공부하게 되면서 통일전문MC라는 별명을 얻게 된 김 아나운서는 국방TV에서 ‘북한은 지금’ 앵커로 4년여 동안 진행했고, 대북방송라디오인 국민통일방송에서 ‘철조망 너머’를 진행하고 있다.

김 아나운서는 “초등학교 때 반공 교육을 받은 세대라서 북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북한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북한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다. 또 북한 인권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 운동을 열심히 하는 분들이 워낙 많아 통일전문MC로 불리는 것이 부끄럽다는 김 아나운서는 “이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아 저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지만 국민이 북한을 잘 모를 때 늘 안타깝다.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서는 국민이 북한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상임위원으로 8년여 동안 활동하면서 토크 콘서트로 북한이탈주민의 성공 정착 이야기를 많이 알렸고, NKDB 북한인권기록보존센터 이사로 일하며 북한인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북한의 현 상황을 알려주는 오프라인 토크 행사를 주제별로 기획하고 진행하기도 한다.

김 아나운서는 “탈북민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서 북한에서 제 방송을 들었다는 분이 있었다. 그래서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방송에 임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더좋은공감스피치 대표를 맡아 탈북인들에게 스피치 교육을 하는 이유도 70여년 동안 남북 언어가 많이 달라져 탈북민들이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스피치 교육을 통해 탈북민 정착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3만4000명 정도 된다. 이분들이 한국 사회에 정착할 때 남북 언어적 차이가 많아 발음이나 말투를 고치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듣고 탈북민을 대상으로 스피치 교육을 시작했다. 이분들이 아나운서에게 배우는 공감스피치를 통해 자신감을 키울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해 보람을 느낀다.”

스피치를 잘하고 싶은 사람들위해 ‘말 잘하는’ 노하우도 소개했다.

“스피치는 말 잘하는 것이 최고인데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내용을 잘 알아야 한다. 내용을 잘 알면 말이 술술 잘 나온다. 더불어 목소리를 좋게 만들고 싶으면 평상시 호흡할 때 복식호흡을 연습하면 목소리에 울림이 생긴다. 입 모양을 크고 정확히 벌려 발음하면 전달력이 좋아진다.”

김희영 아나운서에게는 ‘김희애 언니’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닌다. 피곤하지는 않을까?

“전혀 아니다. 희애가 동생인 게 사실인데다 워낙 존경할만한 친구다. 동생은 자기관리의 끝판왕이다. 실내 자전거를 타면서 영어 공부를 할 정도로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한다. 조금도 흔들림 없이 자신을 관리하는 모습에 존경심이 든다. 이제는 제 롤모델이다.”

남북분단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통일에 한발자국 다가가는 일이라고 여기는 김 아나운서는 앞으로도 책임감을 가지고 대한민국 평화를 위해 작은 힘을 보탤 계획이다.

“북한동포들에게 넓은 세상의 이야기, 대한민국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일이 통일전문MC의 역할이라 여기고 꾸준히 노력하겠다. 나중에 평양에서 통일을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열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eggrol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