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윤세호 기자] “시범 경기지만 긴장감이 있을 것이다. 메이저리그 경기를 한다는 생각으로 집중해서 붙겠다.”

관광이 아니다. 메이저리그(ML) 정규시즌 경기를 하러 왔다. 때문에 전력을 다해 경기에 임한다. 기량 차이는 접어두고 정상적으로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겠다는 다짐이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키움을 상대로 유의미한 경기를 펼칠 것을 강조했다.

로버츠 감독은 17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서울시리즈 키움과 평가전에 앞서 “어제 예고한 대로 불펜 데이로 마운드를 운영할 것이다. 마이클 그로브가 선발 등판해 2이닝 정도 소화하고 이후에도 중간 투수들이 줄줄이 나온다. 라이언 브레이저, 다니엘 허드슨, 에반 필립스 등이 등판한다”고 밝혔다.

중간 투수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사실상 개막 엔트리 마지막 테스트가 열린다. 다저스는 31인 로스터로 한국에 왔는데 오는 20일 개막전에 앞서 26명으로 인원을 줄여야 한다. 즉 5명은 태평양을 건너 한국 땅을 밟았음에도 개막 2연전에는 뛰지 못한다.

흥미로운 부분은 공인구다. 다저스 투수들은 ML 공인구를, 키움 투수들은 KBO리그 공인구를 사용한다. 다저스와 키움 모두 정규시즌 개막이 눈앞이라 서로 원하는 공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로버츠 감독은 “크게 차이 나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두 공의 실밥과 무게가 다른 것은 안다. 하지만 타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다”며 “중요한 것은 투수들이 써온 공에 더 익숙해지는 것이다. 일단 우리 타자가 잘 치고 우리 투수들이 잘 던졌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야수진은 베스트9에 가깝다. 무키 베츠(유격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프레디 프리먼(1루수)~윌 스미스(포수)~맥스 먼시(3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제임스 아웃맨(중견수)~제이슨 헤이워드(우익수)~개빈 럭스(2루수)로 라인업을 짰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를 두고 “두 타석 정도 소화할 것이다. 다른 야수들은 대부분 9이닝을 다 뛴다. 아웃맨을 포함해 내일도 출장하는 야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타니는 시범경기 기간 타율 0.500(22타수 11안타)로 맹활약했다. 홈런 2개를 쳤는데 모두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타구였다. 지난해 두 번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인해 투수 재활을 병행하면서도 타석에서 뜨겁게 타오른다.

고척에서도 오타니는 동료와 다른 훈련 일정으로 움직이고 있다. 야수들 대부분이 그라운드에서 수비 훈련과 타격 훈련을 했는데 오타니는 실내 훈련장에서 타격 훈련을 소화한다. 지난 16일 오타니가 그라운드에서 훈련한 것은 10분 정도 주루플레이에 임한 게 전부였다.

그래서 더 흥미롭다. 타석에 설 때 조명을 포함해 구장마다 다른 환경이 변수가 되는데 오타니는 이날 키움과 실전을 통해 고척돔에 적응한다. 21세기 야구 아이콘이자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비싼 몸인 오타니가 서울시리즈 전초전에 임한다.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 등 많은 이들이 지켜볼 경기다. 이날 경기는 미국 서부 시간으로 16일 오후 8시에 시작한다. LA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스포츠넷LA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한편 키움은 임지열(좌익수)~로니 도슨(중견수)~이원석(지명타자)~최주환(1루수)~이형종(우익수)~김동헌(포수)~고영우(2루수)~송성문(3루수)~이재상(유격수)으로 라인업을 짰다. 다저스 막강 타선에 맞서는 선발 투수는 아리엘 후라도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