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권유리, 박태환, 김태희, 송중기, 이충현 감독, 권일용 교수가 안방극장과 스크린에 깜짝 등장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인기 가수나 배우, 스포츠 스타들의 카메오 출연은 시청자들과 관객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맥락과 개연성에 맞지 않는다면 도리어 몰입도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개봉을 앞둔 영화 ‘범죄도시 4’에는 권일용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가 경찰청장 역으로 특별출연한다. 권 교수는 마동석과의 친분으로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1세대 프로파일러 출신인 권교수의 특별출연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연기력으로 인해 몰입이 떨어졌다는 반응이다. 반면 권 교수의 출연만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tvN ‘선재 업고 튀어’에는 소녀시대 권유리와 전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이 특별출연했다.

‘선재업고 튀어’는 주인공 임솔(김혜윤 분)이 죽은 톱스타 류선재(변우석 분)를 살리기 위해 2008년으로 타임슬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2008년 전성기를 누렸던 이들은 자신의 캐릭터 그대로 등장해 반가움을 안겼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태환은 극 중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수영 유망주인 류선재와 연습 경기를 펼치는 역할로 출연했다.

권유리 역시 소녀시대가 ‘소원을 말해봐’로 큰 인기를 끌던 시절, 당시 의상이었던 흰 제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극 중 방송국에서 매니저와 대화하다가 신인 밴드 멤버의 부탁을 받고 사인을 해주는 역할이다.

카메오 출연은 인물 설정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로도 쓰인다. 지난 1월 종영한 JTBC ‘웰컴투 삼달리’ 최종회에는 김태희가 특별출연했다.

극 중 사진작가 조삼달(신혜선 분)은 김태희가 자신과 친분이 있는 유명 연예인임을 강조한다. 촬영을 앞두고 모델이 나타나지 않자 김태희가 선뜻 찾아와 모델이 되어줬다. 조삼달이 톱스타 김태희와 친분이 있다는 설정이다.

특히 김태희는 ‘웰컴투 삼달리’의 권혜주 작가와 tvN ‘하이바이, 마마!’(2020)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김태희는 카메오 출연을 통해 드라마 지원사격에 나서며 권 작가와의 의리도 지켰다.

배우 송중기는 tvN ‘눈물의 여왕’ 8회에 카메오 출연하며 tvN ‘빈센조’(2021)로 인연을 맺은 ‘눈물의 여왕’ 연출자 김희원PD와 의리를 지켰다.

주인공 홍해인(김지원 분)의 이혼 변호사 빈센조 까사노 역이다. 송중기는 홍해인 역의 김지원과 KBS2 ‘태양의 후예’(2016)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현재 김지원은 송중기 소속사 하이지음에 몸담고 있다.

백현우(김수현 분)의 변호사는 송중기를 처음 보고 “저 사람 아주 무시무시하다. 재벌집 막내아들이다. 해외 파병군인 출신이라더라. 어디서 우주선 타다 왔다더라. 늑대소년이라더라”며 이전 출연 작품을 암시하는 대사로 웃음을 안겼다.

모든 카메오가 극의 분위기,전개, 캐릭터 설정과 어울리는건 아니다. 작품의 몰입을 망치는 카메오도 있다.

지난 2일 종영한 tvN ‘웨딩 임파서블’ 최종회에는 주인공 전종서의 연인 이충현 감독이 특별출연했다.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에 실제 연인이 출연하는 게 맞냐는 반응이 나왔다. 진짜 연인이 출연하면서 나아정(전종서 분)-이지한(문상민 분) 커플에 대한 몰입이 깨지고 재미를 반감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