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다는 건 쉽지 않다. 명예나 권력도 어려운데 하물며 초능력을 되찾아야 한다면 그 발악의 강도가 한층 높아져야 한다. 오는 4일 첫 방송하는 JTBC 새 토일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이하 ‘히아’)는 초능력을 되찾고자 하는 가족의 몸부림을 담는다.

드라마는 복만흠(고두심 분)과 복귀주(장기용 분), 복동희(수현 분), 복이나(박소이 분)으로 구성된 복씨 가족이 과거의 초능력을 되찾기 위한 몸부림을 치는 과정에서 복만흠 꿈에 나타난 도다해(천우희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복씨 가문의 몸부림 속에 코미디와 감동, 가족애,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가 담겨 있다.

연출을 맡은 조현탁 PD는 2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 코리아에서 열린 ‘히아’ 제작발표회에서 “과거 히어로였던 가족이 잃어버린 초능력을 되찾기 위해 온몸으로 몸부림치는 드라마다. 그 몸부림이 코믹하고 우스꽝스러운데, 짠하고 처절하며 사랑도 있다. 색다른 서사가 있지만, 우리 옆에 있는 것 같은 가족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나의 아저씨’(2018),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2019), ‘간 떨어지는 동거’(2021),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2021)로 입지를 잘 다져간 장기용은 군 복무 후 3년 만에 ‘히아’로 복귀했다. 공교롭게도 복귀작 캐릭터의 이름이 복귀주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끌림이 강렬했다고 했다.

장기용은 “복귀주라는 이름부터 강한 이끌림이 있었다.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초능력을 가진 가족의 구성원인데, 다들 개성과 특색이 강했다. 저조차 예상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데서 설렘이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 ‘마더’(2007), ‘써니’(2011), ‘한공주’(2014), ‘곡성’(2016), ‘앵커’(2022), tvN ‘이로운 사기’(2023) 등 천우희는 의뭉스럽고 미스터리한 인물을 줄곧 연기했다 ‘히아’에서도 특유의 미스터리가 이어진다. 초능력을 잃은 복씨 가문에 꿍꿍이를 갖고 찾아간다.

천우희는 “제 전작을 돌이켜보면 의문스런 인물이 절반이 넘는다. 늘 미스터리를 담당했던 것 같다. 전작이랑 비슷할 수도 있는데, 그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건 저 혼자만의 힘으로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연출과 주위 배우들, 스타일링 등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새로운 인물로 보일 것이란 믿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주로 로맨스 장르에서 매력을 발산한 장기용과 장르물에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 천우희가 티격태격하면서도 깊은 로맨스를 만들어낼 전망이다. 의아하면서도 신선한 조합에 두 사람도 만족하고 있었다.

장기용은 “천우희는 꼭 한번 만나고 싶었던 배우다. 저희 로맨스는 달콤하거나 슬플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애틋할 것 같다. 촬영장에서 서로 의지하면서 기대고 지냈다”고 말했다.

천우희는 “주변에서도 그렇고 대중적으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있었다. 아마도 서로 다른 길을 걷다 만난 느낌이라 그런 것 같다. 막상 촬영하니 PD님의 안목이 뛰어나다는 걸 느꼈다. 서로 격려하고 의지하는데 묘하게 어울리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또 하나의 파격적인 변신을 보여주는 건 수현이다. 수현은 100kg의 특수분장을 하고 작품에 임한다. 한때 모델이었지만, 관리에 실패한 복동희다. 늘어난 체중때문에 비행 초능력을 잃게 된다.

수현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즐기는 편이다. 매니저가 시나리오를 줄 때 ‘예쁘지 않을 텐데 괜찮겠냐?”면서 줬다. 외형적인 것보다 이 역할에 저를 생각해줬다는 것에 정말 기뻤다. 저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깰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조현탁 PD는 “복귀주는 복합적인 감정을 지녔다. 혼란스럽고 짠해 보이는 복귀주의 성장을 장기용이 훌륭히 해줬다. 천우희는 말할 것도 없다. 수현은 너무 화려하고 완벽한 외모를 갖고 계시지만 묘하게 많은 인간적인 걸 담고 있는 배우라 생각했다. 또 기막힌 코미디 감각을 갖고 있다고 여긴다. 세 배우를 비롯해 모든 배우가 판타지와 리얼리티의 충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