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눈물의 여왕’은 김수현, 김지원을 남겼다. 김수현은 재도약을, 김지원은 전성기를 일궜다.

지난달 28일 막을 내린 tvN ‘눈물의 여왕’은 최고 시청률 24.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tvN 역대 1위 드라마에 올랐다. 하지만 중반부부터 결말까지 가는 과정에 답답하고 개연성 없는 전개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비록 드라마는 용두사미로 끝났지만 배우 김수현, 김지원의 몸값은 올라가는 모양새다. 두 배우를 향해 PD를 비롯, 선후배 할 것 없이 찬사가 이어졌다.

연출을 맡은 장영우 PD는 지난달 30일 “이번 작품을 통해 김수현, 김지원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하게 됐다”며 “연기로는 두 배우 모두 100점 만점이었고,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대하는 자세와 인성적인 부분에서도 정말 훌륭한 배우들이었다”고 칭찬했다.

홍만대 회장 역을 맡은 김갑수는 극 중 손녀사위였던 김수현과 손녀 김지원을 향해 아낌없는 애정을 보였다. 그는 김수현에 대해 “어떤 역할을 가져와도 잘 한다. 연기를 할 줄 아는 친구다. 뭘 만들어서 하는 게 아니라 자기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연기를 한다”고 극찬했다.

김지원에게는 “앞으로 엄청 발전할 것 같다. 뚫고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배우다”며 “JTBC ‘나의 해방일지’(2022) 때도 연기를 잘했다. 어두운 작품과 밝은 작품 모두 복합적인 연기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또한 “같은 나이 또래의 젊은 연기자들이 많은데 ‘얘는 계속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지원이는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악역 윤은성을 연기한 박성훈은 원래 김수현의 팬이었다 밝혔다. 박성훈은 “수많은 선배들 작품을 참고하긴 했지만 어린 나이임에도 어떤 매력이 있을까 연구를 했던 것 같다. 김수현 씨의 팬이 될 수밖에 없었다”며 “실제로 MBTI도 같고 성향이나 개그 코드가 잘 맞았다. 저희가 해석해 온 연기 톤도 잘 맞았다. 어수룩한 척하면서 주변 분위기를 잘 풀어주는 매력이 있더라. 본인을 낮추면서 사람들을 이끌어 주는 리더십이 있다”고 전했다.

천다혜 역을 맡은 이주빈, 홍수철 역을 맡은 곽동연도 김수현, 김지원을 향해 입을 모아 칭찬했다.

이주빈은 “두 분의 분량이 정말 많았다. 제가 그렇게 감정을 많이 쓰고 에너지가 많이 들어간 연기를 하면 저는 숨어 있을 것 같다”며 주연으로 활약한 두 사람에게 존경심을 표현했다. 이어 “이게 주인공의 여유인가 싶다. 스태프도 챙기고 배우들도 챙기고 에너지 자체가 밝다. 해인(김지원 분)은 NG 낸 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곽동연은 KBS2 ‘쌈, 마이웨이’(2017)에서 김지원과 짧게나마 호흡을 맞췄다. ‘눈물의 여왕’에서 재회한 곽동연은 “김지원을 향한 내적 친밀감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김지원 씨도 저에게 내적 친밀감을 느끼고 있더라. 그래서 함께 작업하기 수월했다”고 밝혔다.

김수현과는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2020)에서 호흡을 맞췄다. 곽동연은 “괜히 김수현이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 뭘 원하는지 소통이 원활하게 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김수현은 KBS2 ‘드림하이’(2011), MBC ‘해를 품은 달’(2012), 1,000만 관객 영화 ‘도둑들’(2012),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SBS ‘별에서 온 그대’(2013), KBS2 ‘프로듀사’(2015) 등 2010년대를 휘어잡은 최고의 스타다.

하지만 영화 ‘리얼’(2017)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쿠팡플레이 ‘어느 날’(2021)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약 3년 만에 돌아온 그는 ‘눈물의 여왕’으로 화려하게 재도약했다.

김수현이 재도약을 했다면, 김지원은 ‘눈물의 여왕’으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김지원이 극 중 입고 나온 화려한 옷들이 화제를 모았다. 김지원은 트위드 재킷, 비비드 컬러의 의상, 액세서리로 럭셔리한 재벌 3세 패션을 소화했다. 특히 4회에서 김수현이 김지원에게 선물한 운동화는 185만 원짜리 R사 제품으로 ‘김지원 운동화’로 입소문을 탔다.

김지원은 KBS2 ‘태양의 후예’(2016)에서는 도도한 엄친 딸 윤명주 중위를, KBS2 ‘쌈, 마이웨이’(2017)에서는 지독한 취업난을 겪는 청춘 최애라를, JTBC ‘나의 해방일지’(2022)에서는 한번도 채워진 적 없는 염미정으로 그동안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눈물의 여왕’에서 그가 연기한 홍해인은 SBS ‘상속자들’(2013) 유라헬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김지원은 캐릭터의 완성도를 위해 재벌가 수업을 받았고 로맨틱 코미디 장인의 연기력을 더해 매력적인 여왕 홍해인을 탄생시켰다.

현재 김수현, 김지원을 향한 광고계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김지원은 드라마 종영 전부터 소주 ‘처음처럼’ 광고 모델로 발탁됐다. 또한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3월 김지원을 모델로 브랜드 캠페인을 선보였다. 홈플러스는 김수현을 모델로 ‘창립 27주년 단독 슈퍼세일 홈플런’ 광고를 공개했다. 여기에 더해 두 광고 캠페인을 제작한 HSAD는 김지원, 김수현 컬래버레이션 광고까지 선보였다.

차기작에도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김수현은 KBS2 ‘함부로 애틋하게’(2016), tvN ‘비밀의 숲2’(2020) 등을 연출한 박현석 PD의 새 드라마 ‘넉오프’를 차기작으로 검토 중이다. 김지원은 차기작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