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마지막 타자 박용택, 삼진아웃에 얼음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2016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2차전 경기가 열렸다. LG 박용택이 9회초 2사 삼진아웃을 당한 후 허탈해 하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2년 만에 진출한 가을잔치를 만끽한 LG가 또 플레이오프(PO) 탈락 위기에 몰렸다. 젊은 선수들의 약진으로 포스트시즌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한국시리즈 진출 숙원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해결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자칫 PO 징크스가 장기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2013년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두산을 누르고 2위로 PO 직행을 확정했다. 2002년 이후 무려 11년 만에 가을잔치 숙원을 정규시즌 2위로 달성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선수단은 벅찬 감동을 느꼈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KIA 김기태 감독은 “준PO를 지켜보며 나름 훈련도 충실히 했는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나부터 떨리더라”고 돌아봤다. LG 유지현 코치는 “1회초 수비를 나가있는 선수들을 보니 긴장감 때문인지 다리가 후들거리는 선수들이 많았다. 외야에서 교통사고도 나고, 9회말 끝내기 상황에서 두 번 연속 홈에서 주자가 아웃되는 것을 보면서 ‘아, 여기까지겠구나’를 직감했다”고 회상했다.

감독교체 등 어수선한 시즌 초반을 뚫고 ‘미러클 트윈스’로 2연속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2014년에는 준PO에서 NC에 3승 1패를 거둬 PO 무대를 밟았다. 가을무대 경험이 쌓일수록 선수들의 안정감도 살아났지만 승부처에서 분위기를 끌어오는 해결사가 부족했다. 강정호(피츠버그) 박병호(미네소타) 등이 버티는 넥센에 1승 3패로 무너져 또다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두 번의 경험 덕분일까.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치러야 했지만 LG는 기세를 올렸다. 특히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1차전을 내줘 벼랑끝에 몰렸다가 기사회생하는 등 가을무대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뚝심을 보여줬다. 준PO에서도 까다로운 넥센을 가볍게 제압하고 2014년 가을에 좋은 기억을 안긴 마산으로 향했다. 헨리 소사와 데이비드 허프가 눈부신 투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타선 침묵으로 2연패에 빠져 오히려 벼랑끝에 몰렸다. 특히 PO 1차전은 홈런 두 방을 쏘아 올리며 신바람을 태풍으로 격상하는 듯 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1차전 9회초 선두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볼넷을 골라낸 뒤 오지환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기회에서 무득점에 그쳐 NC에 반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단기전에서 한 점은 그 이상 의미를 갖고 있다. 분위기 싸움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한 점이 필요할 때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선수가 나타나지 않으면 LG의 PO 징크스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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