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KIA 김기태 감독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 앞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는 과연 40명으로 한 시즌을 치를 수 있을까.

‘디펜딩 챔피언’ KIA가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계약에 난항을 겪던 ‘캡틴’ 김주찬(37)이 지난 16일 2+1년 27억원에 도장을 찍어 주축선수 전원 동행의 꿈을 이뤘다. 김호령 박진태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하던 젊은 피가 병역 해결을 위해 이탈했지만 이영욱(트레이드) 박정수(군복귀) 등 가세한 선수들로 채울 수 있다. 집권 2기를 시작하는 KIA 김기태 감독도 이른바 ‘40인 엔트리’로 시즌을 날 수 있는 팀 만들기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수 년 전부터 “40명으로 한 시즌을 치를 수 있는 팀이 진정한 강 팀”이라고 강조했다. 투수진은 선발 8~10명, 불펜 10~12명 정도로 한 시즌을 꾸리고 포수 3명을 포함한 야수 20명이 풀타임을 소화하는 팀을 만드는 게 최대 숙원이다. 그는 “한 시즌 동안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40명 이내라면 건강과 성적, 육성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팀으로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우리도 40인 로스터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40명이 적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구단별 보류선수 한도가 65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중 62% 가량이 1군에서 뛸 실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크지 않아야 가능하다.

가용인원을 최소화하려면 주축들이 좀처럼 부상하지 않고 고정 라인업으로 풀타임을 소화해야 한다. KIA는 지난해 98개의 라인업을 꾸려 10개구단 중 선발출장 명단이 가장 적게 바뀐 팀으로 등극했다. 김 감독 부임 첫 해에 선발 라인업만 129개였던 점을 고려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이끄는 SK는 141개의 라인업을 들고 나와 거의 매 경기 타순을 바꿨다. 고정 라인업을 선호하는 NC 김경문 감독은 2015년 64개, 2016년 96개 라인업으로 한 시즌을 치렀다. 김 감독은 “NC가 강팀으로 도약하기 시작할 때 외야수 네 명으로 한 시즌을 치렀다. 라인업 변동폭이 적을수록 역설적으로 한 번씩 출장기회를 얻는 선수들이 더 절박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선다. 그라운드에 선다는 고마움을 느껴야 한 번 잡은 기회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한다.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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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30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2017 KBO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승리한 뒤 원정팬에 절을 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야수층이 탄탄해지면 마운드 운용폭이 넓어진다. 고정멤버 9명에 내외야 대수비, 대주자, 좌우 대타 한 명씩 벤치에 포진한다고 가정하면 백업 포수를 포함해도 14명 가량으로 1군 야수 엔트리를 꾸릴 수 있다. 다른 팀보다 투수 한 명을 더 활용(일반적으로 정규시즌 1군 투수 엔트리는 12명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1군 진입장벽이 높아질수록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코칭스태프가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스스로 특화된 기술 습득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이른바 ‘2군 베테랑’에 만족하는 선수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된다. 트레이드 카드도 많아지니 상황에 따라 전력 구성도 용이하다.

김 감독은 “매년 스프링캠프를 떠날 때마다 참가인원 40명을 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한다. 캠프 때부터 (40인 엔트리를)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트별 코치들이 꼭 한 명만 더 데려가자고 읍소해 44~45명 정도로 출발한다. 이 4~5명을 줄일 수 있는 시기가 빨리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지난 18일 실시한 체력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스프링캠프 엔트리 40명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휘봉을 잡은 뒤 최소 인원으로 시즌 준비에 돌입하는 게 꿈을 이루기 위한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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