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女 계주 최민정 \'우리가 금이야\'
2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2018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경기 결승전이 열렸다. 최민정이 중국을 제치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후 환호하고 있다. 강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강릉=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라이벌이지만 한 쪽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 쪽은 실격 판정을 받아 빈 손으로 돌아간다.

한국과 중국의 여자 쇼트트랙 계주를 두고 하는 말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개최국 한국이 웃었다. 한국의 에이스 최민정과 중국 간판 판커신은 20일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불꽃튀는 접전을 펼치다 피니시라인을 앞두고 서로의 발을 쭉 내밀었다. 한국이 이긴 것처럼 보였으나 전광판엔 ‘포토 피니시’란 단어가 떴다. 과정까지 되짚어 승자를 정확하게 가려낼 필요가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몇 분이 지나도록 1~3위 공식 발표는 나지 않아 관중석에서도 침묵이 흘렀다. 한국 선수들은 이미 태극기를 흔들며 세리머니를 다 마친 뒤였다. 중국 선수들은 은메달도 만족한 듯 오성홍기를 준비해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그러나 이 때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심판들이 한국의 우승은 그대로 인정한 반면 중국엔 페널티를 준 것이다. 결승에서 함께 뛴 캐나다까지 페널티를 받으면서 이탈리아가 은메달을 땄고 A파이널에 오르지도 못한 네덜란드가 생각도 하지 못했던 동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중국은 자국 국기를 펴보지도 못하고 링크를 떠났다. 코치도 굳은 표정을 지었다.

한국과 중국은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월드컵에서 항상 여자 3000m 계주 우승을 다투는 숙명의 라이벌이다. 특히 올림픽에선 둘의 작전과 신경전이 치열했다. 그러나 2006년부터 두 팀 중 하나는 꼭 페널티를 받아 쓸쓸하게 퇴장했다. 한국이 더 많이 웃었다. 토리노 올림픽에선 중국이 실격당해 한국이 1994년부터 올림픽 계주 4연패에 성공했다. 반면 2010 밴쿠버 올림픽 땐 한국이 맨 먼저 들어왔음에도 석연 찮은 실격으로 중국이 우승했고 결국 여자부에 걸린 금메달 4개를 싹쓸이했다. 2014 소치 올림픽과 이번 평창 올림픽에선 다시 한국이 환호했다. 중국은 손쓰기를 마다하지 않는 거친 스케이팅을 하며 2위로 들어왔으나 은메달은 그들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이번 대회 중국의 실격으로 재미있는 기록도 나왔다. 네덜란드는 사실 지난 10일 예선에서 떨어진 팀이었다. 그러나 20일 결승B에서 부지런히 움직인 끝에 세계신기록을 세웠고 중국과 캐나다의 동반 실격에 따라 순위가 5위에서 3위로 급상승했다. 특히 네덜란드의 요린 테르-모르스는 지난 14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금메달에 이어 이번엔 쇼트트랙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한 대회에서 서로 다른 종목의 메달을 일궈내는 주인공이 됐다.

4년 뒤 동계올림픽 개최지는 중국 베이징이다. 양국 여자 쇼트트랙의 계주사가 베이징에서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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